허정찬 기자
한국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7일 새벽 첫 야간 발사에 성공했다. 지난 2021년 1차 발사 이후 네 번째 비행으로,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 등 총 13기의 위성을 목표한 600㎞ 궤도에 모두 올려놓으며 안정적인 발사 능력을 다시 입증했다.
특히 이번 발사는 민간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을 총괄한 첫 사례로, 한국 우주 개발이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전환되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의 본격 개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우주항공청제공)
첫 야간 발사…“13기 전부 정상 분리·안착”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27일 오전 2시40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전 1시13분 발사된 누리호가 모든 단 분리와 위성 사출을 정상 수행했다”며 “초기 분석 결과 차세대중형위성 3호 및 큐브위성 12기가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애초 0시55분에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엄빌리컬 회수 압력 센서에서 비정상 신호가 확인되며 18분 지연됐다. 센서의 기계적 오류로 판명되면서 발사일 변경 없이 1시13분 엔진이 점화됐다.
발사 후 122.3초: 1단 분리(고도 65.7㎞),230.2초: 페어링 분리(고도 211.1㎞),263.1초: 2단 분리(고도 263㎞),741.1초: 3단이 목표 고도 600㎞ 도달,790.9초: 차세대중형위성 3호 분리 이후 큐브위성 12기 20초 간격으로 순차 분리,위성 분리 후 3단은 충돌 방지를 위한 ‘회피 기동’을 실시하고 잔여 연료를 모두 방출한 뒤 임무를 종료했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발사 42분 뒤인 1시55분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해 태양전지판 전개 등 위성 상태가 정상임이 확인됐다.
역대 최다 위성·최대 중량…누리호 신뢰성 크게 제고
4차 발사에서 누리호는 총 960㎏의 탑재체를 실었다. 이는 3차 발사(500㎏) 대비 약 2배 늘어난 무게다.
주탑재체 차세대중형위성 3호(516㎏),부탑재체 큐브위성 12기로 이 위성들은 우주 오로라 및 대기광 관측,우주 3D 바이오 프린팅 실험,무중력 암 치료제 결정 생성 우주·해양 쓰레기 탐지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차세대중형위성 3호의 오로라 관측 임무를 위해 발사 시간대가 자정~새벽 사이로 제한되면서, 누리호의 첫 야간 발사 운영 능력을 검증하는 계기가 됐다.
엔진 출력이 예상보다 높아 비행 시간은 기존 계획(1284초)보다 약 3분 짧은 1105초에 종료됐다.
민간 주도 체계 전환…“뉴스페이스 시대 본격 돌입”
이번 발사는 한국 우주 개발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으로 누리호 제작 총괄(체계종합기업)을 맡아 조립·관리·발사 준비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기존 1~3차 발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전 과정을 담당했으나, 4차 발사부터는 민간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국가연구소가 협력하는 형태로 전환됐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넘어가는 한국 우주산업의 본격적인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가 발사체 신뢰성 확보,민간 기술 내재화,민간 우주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한국형 뉴스페이스 시대의 중요한 도약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2027년까지 누리호 2회 추가 발사…차세대 발사체 개발도 착수”
우주항공청은 앞으로 2027년까지 누리호를 2회 추가 발사하고 누리호보다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이번 발사 성공은 우리나라 독자적 우주 수송 능력을 확고히 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민간과 함께 우주 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