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국내 증시가 5일 급락하면서 상장 종목의 90% 가까이가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4000선이 붕괴된 데 이어 3900선까지 내주었고,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조정장 진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5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1.29포인트(-6.10%) 떨어진 3870.45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3867.81까지 밀리며 지난달 형성된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코스닥 역시 5% 넘게 빠지며 871.83까지 하락했다.

이날 하락세는 전날 뉴욕 증시에서 불거진 ‘AI(인공지능) 거품론’과 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서 촉발됐다. 특히 엔비디아·AMD 등 AI 핵심 종목이 일제히 급락하면서 국내 AI·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7%대), SK하이닉스(-8%대)가 직격탄을 맞았다.
상승장을 이끌어왔던 대형 반도체주의 급락은 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심리를 키웠고, 외국인은 이날 1조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하락한 주가를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며 1조원가량 순매수에 나섰다.
7개월 만의 ‘매도 사이드카’ 발동
코스피200선물지수가 전일 대비 5% 넘게 하락하자,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50분경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이는 지난 4월 7일 이후 7개월 만이다.
코스닥에서도 10시26분경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시장 불안을 반영했다.
사이드카는 선물 급변이 현물 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발동 시 5분간 프로그램 매수 주문 효력이 정지된다.
시가총액 192조원 증발…52주 신저가 종목 283개
오전 기준 상장 종목 2760개 가운데 2449개(약 88%)가 하락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종목만 283개에 달한다.
하루 만에 코스피 시가총액은 170조원, 코스닥은 22조원 감소해 총 192조원이 증발했다.
전문가 “추세 붕괴 아냐…조정은 단기적일 가능성”
증권가는 현재 상황을 ‘급등에 따른 건강한 조정국면’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지난 4월부터 강세 흐름을 이어왔다”며 “역사적으로 강세장이 시작된 뒤 약 200일 지점에서 조정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조정은 다음 달 중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