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투자자들을 기망해 1900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방 의장이 수사기관에 직접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 의장은 15일 오전 9시 55분께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포토라인에 선 그는 “제 일로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오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이어진 취재진 질문에는 “조사에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경찰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방 의장은 2019년 하이브 상장을 앞두고 기존 투자자들에게 “IPO 계획이 없다”는 허위 정보를 제공한 뒤,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이 설립한 사모펀드(PEF) 산하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매도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하이브가 실제로 상장 절차를 밟으면서 해당 사모펀드는 주식을 대거 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거뒀다. 방 의장은 이 과정에서 매각 차익의 30%를 받는 계약을 체결, 약 1,900억 원에 달하는 이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금액은 방 의장 개인 몫으로만 1,200억 원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해 말 관련 첩보를 입수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7월 말 용산구 하이브 본사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 분석을 최근 마쳤다. 경찰은 방 의장의 행위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또한 검찰의 지휘를 받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관 역시 이 사안에 대한 별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방 의장이 경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며 성실히 조사에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K-팝 대표 기업으로 성장한 하이브의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방시혁 의장이 직접 연루된 첫 대형 금융범죄 의혹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자본시장 신뢰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