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올해 들어 두 번째 인하 조치다. 이와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5%에서 0.8%로 대폭 낮췄다.
2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연 2.50%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금리 인하 기조로 전환한 이후 네 번째 인하로, 올 들어서는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금리 인하는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0.2%)을 기록하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이날 함께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기존 1.5%에서 0.8%로 0.7%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의 1.0% 전망치보다도 낮은 수치다.
한은의 이번 성장률 전망 하향은 지난 2월(1.5%)에 이어 세 번째로, 지난해 11월 전망치(1.9%)와 비교하면 6개월 만에 무려 1.1%포인트나 하락했다. 한국 경제가 연간 1% 미만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1998년 IMF 외환위기(-5.1%),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 2020년 코로나 팬데믹(-0.7%) 등 단 세 차례뿐이었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기존 1.8%에서 1.6%로 낮아졌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9%, 내년 1.8%로 각각 전망됐다. 이는 국제 유가 하락과 내수 부진에 따른 물가 안정 기조를 반영한 결과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9월부터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해 현재 연 4.5%를 유지 중이다. 이에 따라 한·미 기준금리 차는 2.0%포인트까지 벌어지며 외국인 자금 이탈과 환율 불안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경기 부양이 더 이상 늦춰질 수 없는 상황”이라며 통화정책 완화를 선택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아래로 내려가며 환율 안정세가 유지된 점도 금리 인하의 배경이 됐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연내 한 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2.0%까지 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미국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과 가계부채 급증 우려는 한은의 추가 인하 판단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제 경제 정책의 중심축은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으로 옮겨가야 한다”며 “성장률을 높이기보다는 소비와 투자를 유도하는 방향의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