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일 다문화가정 지원 정책 재검토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시정하자고 하는 것은 다문화가정을 배제하거나 차별하는 조치일 수 없다"며 일부 진보 진영의 비판에 거듭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호남에서 콩이면 영남에서도 콩이어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다문화가정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마땅히 지켜져야 할 공동체의 책무"라면서도 "정책이란 필요하면 유지하고, 잘못되면 고치고, 부족하면 채우며, 불필요해질 때는 없애면 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공공산후조리원 다문화가족 우선 이용 제도에 대한 재검토 방침을 밝힌 이후 관련 입장을 직접 내놓은 것은 닷새째이자 나흘 연속이다.
이 대통령은 소수자 보호라는 명분 아래 제도적 맹점에 대한 문제 제기 자체를 봉쇄하려는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제도 운영 과정에서 불합리와 맹점이 발견돼도 오직 집단의 정체성을 잣대 삼아 무조건 비호하거나 기계적 피해주의로 일관하는 것은 '콩을 콩이라 부르지 못하게 하는' 왜곡, '콩을 팥이라 우기는' 선동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를 문제라고 말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교조적 태도는 다문화가정을 동등한 대한민국 시민으로 건강하게 포용하려는 본래의 취지를 오히려 훼손한다"며 "포용과 개방을 목표로 한 다문화정책은 다문화가정을 영원한 시혜와 면책의 성역으로 구분·격리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권리와 의무를 동등하게 누리는 평범한 구성원으로 함께하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불공정한 행정 관행을 방치하는 것이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킨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특정한 영역의 부분적 불공정이나 행정적 사각지대를 '소수자 보호'라는 명분으로 방치한다면, 그 틈새는 극우적 혐오 선동과 극단적 여론 분열의 손쉬운 먹잇감이 될 것"이라며 "극단주의 확산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파제는 맹목적 도덕적 비호가 아니라 제도의 불합리한 요소를 투명하고 선제적으로 바로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개별 제도의 형평성 확보를 복지 정책 전반에 대한 국민적 신뢰로 연결했다. 구멍 난 곳만 메우는 전통적 사회안전망을 넘어 모든 시민의 삶을 빈틈없이 받치는 '사회안전매트' 구상을 언급하며 "복지제도가 불공정하게 악용되지 않고 상식적 기준에 따라 합리적으로 운영된다는 공감과 신뢰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시민들은 흔쾌히 연대의 손을 내밀고 재정 부담을 감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달 28일 이 대통령이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올라온 다문화가족 산후조리원 우대 관련 글을 공유하며 시작됐다. 당시 이 대통령은 "다문화가족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을 넘어 우대까지 할 필요성이 큰지, 제도 폐지가 필요한지 등을 지자체 협의 및 시행령 개정까지 포함해 깊이 검토하겠다"고 적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인용과 소수자 차별 우려에 대한 비판이 일자 이 대통령은 "네 편 내 편을 떠나 잘못은 시정해야 한다", "특혜나 내국인 가정에 대한 역차별이 되어선 안 된다"며 연일 반박 글을 올렸다. 대통령실 역시 지난달 29일 지원 축소가 아닌 2016년 마련된 모자보건법 시행령의 우선 이용 기준 개정 검토 차원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어디에서 누구에게든 콩은 콩이어야 하듯이, 진영 논리나 정치적 유불리보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Fact)'과 '공정한 원칙'이 반드시 우선해야 한다"며 "사실과 이성에 기반한 활발한 논쟁은 사회 발전을 돕고 선동과 혐오를 막는 최고의 예방약이다. 팩트와 이성에 기반해 열심히 토론하자"고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