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SK하이닉스가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폭증에 힘입어 영업이익률 80%라는 경이적인 수익성을 기록한 가운데, 곳간을 열어 100조 원 규모의 대규모 주주환원에 나선다.

3분기 영업익 83.3조 원… 100원 팔아 80원 남겼다
SK하이닉스는 28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04조 6155억 원, 영업이익 83조 3338억 원, 순이익 39조 775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7.9%, 영업이익은 632.1%, 순이익은 215.7% 각각 급증했다.
이는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 31.9%, 영업이익 37.6% 늘어난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영업이익 76조 9640억 원을 8.2% 웃돌았으며, 3분기 영업이익 하나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7조 200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분기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76%)보다 4%포인트(p) 오른 80%에 달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36조 5105억 원, 누적 영업이익은 181조 48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호실적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출하 본격화와 서버용 DDR5 판매 급증이 D램 실적을 견인한 덕분이다. 낸드플래시 역시 데이터센터향 321단 TLC eSSD(기업용 SSD) 판매가 대폭 확대되며 고부가 가치 제품군 전반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FCF 50% 이상 환원"… 배당·자사주 소각 등 100조 푼다
SK하이닉스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방침에 따라 2026 회계연도 기준 총 100조 원 규모의 초대형 주주환원 정책을 확정했다.
환원 규모는 현금 배당 30조 원 이상, 자사주 매입·소각 60조 원 이상으로 구성된다. 앞서 8월 발표 후 지난주 매입을 마친 40조 원 규모 자사주는 곧 소각 절차를 밟는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3분기 현금배당 14조 원과 자사주 매입 20조 원을 결의했다. 3분기 주당 배당금은 2만 원으로, 실적 개선에 따른 배당금 1만 원에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 투자 수익을 환원하는 특별 배당금 1만 원을 더했다. 회사는 키옥시아 실현 수익 대부분을 3분기와 결산 배당을 통해 분할 환원할 계획이다.
추가 결의한 자사주 매입액 20조 원 중 주주환원 목적의 10조 원은 전량 소각되며, 임직원 보상용 10조 원은 주주환원 집계에서 제외된다.
회사 관계자는 “견고한 실적과 현금 창출력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 아래 강력한 환원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114조 5000억 원,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은 98조 7000억 원에 달한다.
"2029년 물량까지 사실상 완판… 공급 부족 2030년까지 지속"
중장기 업황 전망 역시 낙관적이다. AI 투자가 소수 글로벌 빅테크 중심에서 일반 기업과 국가 단위 인프라로 확산되면서 수요가 공급을 구조적으로 초과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SK하이닉스는 선단 공정 난도 상승과 신규 팹 건설 기간 등을 감안할 때 공급 부족 구조가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콘퍼런스콜에서는 “현재 HBM 수율이 매우 안정적이며 고객사의 요청 물량이 공급 능력의 두 배를 웃돌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글로벌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등 주요 고객사 14곳과 장기공급계약(LTA)을 맺어 2027~2028년 생산능력의 50% 이상을 확보했으며, 2029년까지의 D램 및 HBM 물량도 사실상 '완판(솔드아웃)'된 상태다.
4분기부터는 HBM4가 HBM3E를 제치고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회사는 10나노급 6세대(1c) 공정 전환을 가속하고 M15X 생산능력을 조기 극대화해 공급 경쟁력을 굳힌다는 계획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6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가운데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성장 구조가 사업 전반에 자리 잡았다”며 “확고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창출하고 이를 주주와 꾸준히 나눌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