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의원 공천을 대가로 1억 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무소속 강선우 의원(전 더불어민주당)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14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강 의원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1억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강 의원에게 돈을 건넨 혐의를 받는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게는 징역 1년이 선고됐다. 금품 전달 과정에 관여하고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한 강 의원의 전 보좌관 남모 씨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구속기간 만료를 앞둔 지난달 22일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으나, 이날 실형이 선고되면서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로 다시 법정구속됐다. 강 의원은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재판부는 김 전 시의원이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1월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강 의원을 만나 보좌관 남 씨를 통해 현금 1억 원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강 의원은 김 전 시의원을 적극 지지했고, 김 전 시의원은 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구에서 단수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법원은 강 의원이 김 전 시의원의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수수한 1억 원을 개인 임대차보증금 납부에 사용한 사실도 인정했다.
유죄 판단에는 김 전 시의원의 구체적인 진술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김 전 시의원은 현금을 건넬 당시 상황에 대해 “(강 의원이) 웃으면서 받으셨다”고 진술했으며, 재판부는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관되고 구체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진술 시점의 불일치에 대해서도 시간 경과에 따른 자연스러운 기억의 한계로 판단했다.
반면 강 의원은 “보좌관 남 씨가 몰래 돈을 받은 뒤 허위 진술을 하고 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남 씨가 몰래 돈을 받으려 했다면 김 전 시의원에게 호텔로 돈을 가져오게 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시의원 후보자 추천과 관련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해 금품을 기부·수수한 행위는 선거의 공정성을 저해하고 국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중대 범죄”라며 “1억 원이라는 거액을 수수하고도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 수수한 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반면 자백한 김 전 시의원과 남 씨에 대해서는 반성하는 태도를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선고 직후 강 의원 측 변호인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이번 사건 외에도 1억 3000여만 원의 후원금을 쪼개기 방식으로 기부한 혐의로 지난달 추가 기소돼 별도 재판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