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지용 변호사에 대해 추가 검증을 지시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검찰 출신 인사의 기용을 둘러싸고 여권 강경파와 당내에서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7일 김 변호사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제청했고, 이 대통령은 프랑스 순방 중이던 8일 이를 수용해 지명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10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여러 사실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볼 것을 지시했으며, 지명 후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국회 인사청문 요청서는 제출되지 않았다.
여권 내에서는 김 후보자의 이력을 문제 삼으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 재직 시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및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고,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직무집행 정지 명령에 반대 성명을 냈던 전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12일 "한동훈과 한배를 탔던 사람이 초대 중수청장이 되는 것은 모순의 극치"라고 직격했으며,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검찰개혁에 반대했던 인물로 국민적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박주민 의원 역시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대한 철학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인사를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후보자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해명에 나섰다. 김 후보자는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개혁의 대원칙에 적극 공감한다"며 "과거 보완수사 유지 주장은 범죄피해자 보호 공백을 막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인사에서 좌천됐고 특정인과 가깝다는 이유로 혜택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인선 혼선이 이어지자 지도부 차원의 우려도 제기됐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초기 상황의 전조와 비슷하다"며 당내 강경파의 반발을 겨냥한 뒤, 당내에 '검찰개혁 역행 방지 및 공소청 안착 지원 TF'를 발족했다. 다음 달 검찰청 폐지와 함께 중수청 및 공소청 출범이 예고된 가운데, 수장 인선 난항이 장기화될 경우 조직 안착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는 추가 검증 여부에 대해 "인사 관련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