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추석을 앞두고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생활 안정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민생지원금 지급에 나서고 있다. 지역상품권과 선불카드 등을 통해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다만 지원액이 1인당 10만원에서 50만원까지 차이 나고, 별도 지원금을 마련하지 않은 지역도 있어 거주지에 따른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전남 함평군은 전 군민을 대상으로 1인당 50만원의 민생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 7월 1일부터 신청일까지 함평군에 주민등록이나 체류지를 둔 주민이 대상이며, 결혼이민자와 영주권자도 포함된다.
경남 의령군도 주민 1인당 5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 6월 30일 기준 주민등록자와 결혼이민자·영주권자 등이 대상으로, 신청은 9월 11일 마감됐다. 약 2만4600명을 대상으로 한 총사업비는 125억원이다.
전북 완주군은 주민등록자와 결혼이민자·영주권자 등 10만877명에게 1인당 30만원을 지급한다. 지난 8일부터 읍·면 행정복지센터와 민원센터에서 신청을 받고 있으며, 지원금은 군내에서 12월 31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로 지급된다.
충북 영동군은 1인당 30만원의 2차 민생안정지원금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 신청 기간은 9월 17일부터 10월 2일까지다. 전남 고흥군은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직원들이 마을을 방문해 1인당 3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지난 7월 31일부터 지급일까지 계속 고흥군에 주소를 둔 군민이 대상이다.
이 밖에 경남 통영시는 시민 11만6353명에게 1인당 35만원을 지급하는 데 409억원을 투입했다. 전남 나주시는 238억원을 들여 시민 1인당 2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경남 하동군은 120억원 규모로 군민 1인당 30만원 지급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지자체 지원은 중앙정부가 올해 추석 대책에 새로운 전 국민 정액지원금을 포함하지 않은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통해 전 국민에게 기본 15만원 이상을 지급하고, 2차로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에게 10만원을 추가 지급했다. 올해는 약 70%의 국민을 대상으로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했지만, 해당 지원금의 사용기한은 8월 31일 종료됐다.
정부가 9월 1일 발표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은 성수품 공급과 할인,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주요 성수품 19개 품목 18만3000톤을 공급하고 농축수산물 할인에 1030억원을 투입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명절자금 공급 규모는 43조4000억원이다.
지자체의 자체 지원 여부는 재원 확보와 지방의회 심의 결과 등에 따라 갈리고 있다.
충남 당진시는 시민 1인당 30만원 지급을 추진했으나, 지난 8월 시의회에서 관련 조례안이 찬성 7표, 반대 7표로 부결됐다. 지급에 필요한 예산은 530억원으로 전액 시비 부담이었다. 강릉시도 1인당 10만원 지급안이 지난 7월 시의회에서 부결된 뒤 9월 정례회에서 재추진되고 있다.
지원금을 지급한 지역에서는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됐다. 시민 1인당 20만원을 지급한 속초시는 8월 9일까지 지급한 142억2720만원 가운데 54.7%인 약 77억8400만원이 약 3주 만에 사용됐다. 음식점 사용액은 약 28억5600만원, 편의점·슈퍼·마트는 약 16억1600만원이었다.
다만 지원금 사용액 전체를 새롭게 늘어난 소비로 볼 수는 없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올해 5월 발표한 분석에서는 지난해 소비쿠폰 지급액 13조5200억원 가운데 43.3%에 해당하는 5조8600억원이 소상공인 순매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추산됐다.
추석 민생지원금이 가계와 지역 상권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지자체별 재정 여건과 정책 선택에 따른 지원 격차, 실제 추가 소비 효과가 주요 과제로 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