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비례대표 국회의원직과 장관직 겸직 논란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자신을 둘러싼 ‘가족 정당’ 및 국고보조금 수령 의혹 등에 대해서도 “모욕이자 마타도어”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용 후보자는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비례대표 의원에 대해서만 다른 원칙과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용 후보자가 출근하지 않고 긴급회견을 예고하면서 자진 사퇴 관측도 나왔으나, 오히려 제기된 의혹들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공세로 전환했다.
용 후보자는 현역 비례대표 의원의 입각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 “오히려 비례의원직 사퇴라는 관례가 정치인들 사이에 ‘자리 나눠 먹기’로 사고됐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야당 현역 국회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 자체가 김대중 정부의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이후 첫 번째 사례라 기존 관례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야당 현역 의원을 지명한 연합의 취지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직을 유지하려는 이유가 정당 국고보조금 때문이라는 국민의힘 주진우·나경원 의원 등의 주장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했다. 용 후보자는 “기본소득당은 지난 6년 동안 분기별로 900여만 원, 1명의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 보조금으로 정당을 잘 운영해 왔다”며 “한 석의 작은 원내정당으로서 조금이나마 확보할 수 있는 스피커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우자가 창당 직후 주요 당직을 맡아 제기된 ‘가족 정당’ 논란에 대해서도 “모욕”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창당 직후 당의 의결 체계를 갖춰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당대표로서 회의를 열어 의결한 것”이라며 “경력 단절 문제 해결이 주요 정책 과제인 대한민국에서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게 남편이 배우자를 이유로 일하지 말라고 하는 게 걸맞은 요구냐”고 반문했다.
용 후보자는 여야와 언론을 향한 비판도 쏟아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청문회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것은 국민의힘의 생떼 때문”이라고 날을 세웠고, 검증 보도를 이어가는 언론에 대해서는 “반론이 제대로 실리지 않는 것은 검증이 아니라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국민들께 소상히 말씀드리기도 전에 민주당 대변인의 공개 입장이 나오며 프레임이 굳어졌다”며 “민주당 일각에서조차 억측과 악선동에 휩쓸리는 경향이 벌어져 안타깝고 아쉽다”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용 후보자는 “개인의 영달이 중요했다면 장관직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고, 의원직 대신 큰 정당으로 들어가는 길을 택했을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에서 모두의 존엄과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명을 수락한 것”이라고 장관직 수행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