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가 고유가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의 가계 부담을 덜고 골목상권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민생지원금 지급에 나서고 있다.
다만 정부 차원의 전국 지급이 아닌 지자체 자체 재원으로 추진되는 탓에 지역별 지급 여부와 지원 액수가 엇갈리고 있다.

현재 민생지원금 지급을 확정했거나 추진 중인 지자체의 지원액은 주민 1인당 10만~50만 원 수준이다. 상당수 지자체는 관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으로 소비가 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선불카드나 지역사랑상품권 형태로 추석 전 지급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지원 규모가 큰 곳은 경남 의령군과 전남 함평군으로, 전 군민에게 1인당 50만 원씩 지급한다. 함평군은 추경을 통해 151억 1천만 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다음 달 7일부터 선불카드로 지급하며, 의령군도 전 군민 대상 민생안정지원금 집행 절차를 밟고 있다.
경남 통영시는 오는 31일부터 1인당 35만 원 규모의 '통영형 민생회복지원금' 신청을 접수하며, 김해시는 추석 전 1인당 10만 원을 지급한다.
전남·광주 지역에서는 고흥군과 장흥군이 1인당 30만 원, 나주시 20만 원, 영암군이 10만 원을 추석 전 지급할 예정이다. 전북 부안군·고창군·완주군도 군민 1인당 30만 원씩 지급한다.
경북 울진군은 142억 원을 들여 1인당 30만 원(울진사랑카드)을, 문경시는 168억 원을 투입해 1인당 25만 원(선불카드)을 지급하기로 했다. 충북 영동군은 지난 1월 1차(50만 원)에 이어 1인당 30만 원의 2차 지원금을 다음 달 1일부터 순차 지급한다. 앞서 지난달 20일부터 신청을 받은 강원 속초시의 경우 지급 개시 3주 만에 약 78억 원이 소비되는 등 빠른 소비 유입 효과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급을 추진하다 지방의회 문턱을 넘지 못해 제동이 걸린 곳도 적지 않다.
강원 강릉시는 1인당 10만 원(강릉페이) 지급 조례안을 제출했으나, 시의회에서 “명확한 기준과 절차 없이 혈세를 투입하는 행정”이라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충남 당진시 역시 1인당 30만 원(총 530억 원) 규모의 지원금 조례안이 시의회 표결에서 찬반 동수로 부결됐다.
지급 계획을 세우고도 재원이나 조례 미비로 일정을 미룬 곳도 있다. 전남 장성군(60만 원)은 장기 분할 지급을 검토 중이며, 무안군(10만 원)은 조례 제정 후 연말 지급으로 가닥을 잡았다. 광양시(30만 원)와 인구 100만 명 규모의 경남 창원시는 대규모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지급 규모와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다.
한편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부산, 제주 등 주요 광역자치단체는 별도의 추석 민생지원금 지급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같은 시·도 내에서도 거주지에 따라 수십만 원을 받거나 아예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역화폐 중심의 지원금 지급이 골목상권 단기 회복에 도움을 주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대규모 지방재정이 투입되는 일회성 사업인 만큼, 지자체별 재정 건전성과 실제 경기 부양 효과를 면밀히 검토해 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