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브라질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중동발 유가 불안에 대응해 석유 최고가격제를 지속하고, 수십조 원대 담합 행위를 벌인 정유사들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엄단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리아에서 화상으로 주재한 제42차 원격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중동 지역 상황이 다시 불안정해지면서 국제 유가가 출렁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유가 불안이 확실하게 해소될 시점까지 석유 최고가격제를 지속하고, 유류세 인하 같은 정책 수단도 최대한 유지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상황 악화 시 민생 어려움을 완화할 추가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화물차·건설 기계 운전자, 농어민, 이동 노동자 등 경유 의존도가 높은 취약계층의 부담 완화 대책도 지속해서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최근 적발된 국내 정유 4사(현대오일뱅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의 대규모 가격 담합 행위를 향해 강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번 중동 전쟁을 틈타 국내 정유사들이 수십조 원 규모의 담합 행위를 한 것이 수사 결과 드러났다"며 "모두가 힘든 시기를 악용해 불법적 돈벌이에 나서는 행태를 확실히 단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름뿐만 아니라 다른 핵심 민생 품목에 대해서도 매점매석 등 시장교란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 당국의 철저한 단속을 지시했다.
거시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는 '성장의 온기'가 사회 전반에 고루 퍼져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3.7%를 기록한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이러한 숫자의 이면에는 청년 고용 부진과 중소기업의 높은 대출 연체율 같은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윗목과 아랫목이 고루 따뜻해야 방 안 온도가 오래 유지되는 것처럼, 성장의 과실이 일부에만 집중되면 결국 어렵게 살아난 경제도 다시 식을 수밖에 없다"며 "풍부한 유동성이 골목상권과 중소기업으로 흐르도록 재정·조세·금융을 총망라한 정책 집행에 속도를 내달라"고 독려했다.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취약계층에 대한 각별한 관심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냉방 장치 없이 무더위를 견디는 쪽방촌 주민, 반찬거리 걱정이 앞서는 서민, 구직난을 겪는 청년, 폭염 속 아스팔트를 달리는 이동 노동자들의 고충을 일일이 언급하며 "국민 모두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저와 정부는 매 순간 진심으로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초청으로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브라질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원격 회의를 통해 국내 민생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