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요르단에 주둔하던 미군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전쟁 발발 이후 이란군의 직접 공격으로 미군이 사망한 것은 처음으로, 미국은 즉각 보복 공습에 나서며 중동 정세가 다시 전면전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18일(현지시간) "17일 중부사령부와 연합군이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요르단에 주둔 중이던 미군 2명이 전사했고 1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또 미군 4명이 부상을 입어 요르단 내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치료 후 퇴원했으며, 경미한 부상자들은 이미 임무에 복귀했다고 전했다.
공격이 발생한 정확한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들은 요르단 수도 암만 북동쪽 약 100㎞에 위치한 아즈라크의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가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기지는 미군과 요르단군이 공동 사용하는 핵심 군사시설로, 미국의 대이란 공습 작전에도 활용돼 왔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가운데 최소 1발이 미군과 요르단군의 방공망을 뚫고 기지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군의 방공망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미군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대규모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에 대한 새로운 공습을 시작했다"며 "이번 작전은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을 위협하는 이란의 능력을 더욱 약화시키고, 요르단에서 미군을 공격한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신속한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최근 8일 연속 이란의 군사시설과 감시시설, 지하 무기 저장고, 군수지원 시설, 해상전력 등을 집중 타격하고 있다. 여기에 철도와 교량, 공항 등 일부 민간 기반시설까지 공격 대상이 확대되면서 전쟁 양상이 더욱 격화되는 모습이다.
또한 미군은 이스라엘 내 공군기지에 공중급유기를 추가 배치하고 있으며, 호르무즈해협 인근에는 제11해병원정대 병력 약 2,000명이 전개된 상태다. 이에 따라 상황에 따라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은 미국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며 합의 이행 중단을 공식 선언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부장관은 국영방송을 통해 "미국이 먼저 약속을 위반했다"며 "이란도 더 이상 합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역시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대통령의 서명은 가치도 없고 신뢰할 수도 없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물론 이란의 저항 전선으로부터 잊을 수 없는 교훈을 얻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최근 요르단과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등 미군 기지가 있는 중동 국가들에 대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쿠웨이트 정부는 이란의 공격으로 발전소와 담수화 시설 일부가 피해를 입었으며, 국영 석유시설도 손상됐다고 밝혔다. 카타르와 요르단은 이란의 미사일을 대부분 요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이러한 공격이 미국의 민간 기반시설 공습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혁명수비대는 "미군의 야만성을 막아줄 국제기구가 없는 만큼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을 통해 홍해 항로 봉쇄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호르무즈해협의 긴장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에서 홍해까지 봉쇄될 경우 중동산 원유 수송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해 국제 유가 급등과 세계 경기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이번까지 미군 사망자는 모두 16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430명을 넘어섰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영웅들의 희생은 우리의 결의를 더욱 굳게 할 뿐"이라며 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다.
미 국무부도 중동 지역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며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중동 지역의 모든 미국 외교시설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군 사망이라는 중대한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보복 공습과 이란의 맞대응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동 지역이 다시 전면전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국제사회에서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