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기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7800선을 돌파하며 한국 증시의 새 역사를 썼다. 미국발 반도체 호재가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를 압도하며 대형 IT주를 중심으로 기록적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7.30포인트(3.70%) 오른 7775.31로 개장해 단숨에 7700선을 넘어섰다. 개장 직후 상승 폭을 키운 지수는 오전 9시 2분경 전일 대비 418.66포인트(4.25%) 오른 7816.66을 기록하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스피가 지난 6일 사상 첫 7000선을 돌파한 이후 4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시장에서는 지수 8000선 진입에 대한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급등세의 주인공은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종목들이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서 인(14%↑), 마이크론(15.49%↑), 엔비디아(1.75%↑) 등 반도체주가 일제히 상승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5.51% 폭등한 영향이 컸다.
오전 9시 1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6.52% 오른 28만 6000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는 9.96% 폭등한 185만 4000원에 거래되며 두 종목 모두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는 6.83% 급등하며 삼성전자 우선주를 제치고 시가총액 3위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시장의 과열 양상에 따라 이날 오전 9시 29분 32초경 코스피200선물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상승한 상태가 유지되면서 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는 올해 들어 8번째 발동이다.
투자 주체별로는 개인이 5000억 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강력하게 견인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차익 실현을 위해 각각 1000억 원, 4100억 원대의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증권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종전안을 거부하며 중동의 긴장감이 고조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이를 큰 악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보다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과 AI 산업 성장에 대한 확신이 시장의 지배적인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0.04% 오른 1208.25를 나타내고 있으며,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5.7원 내린 1466.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