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하정우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유세 중 초등학생에게 ‘오빠’라고 부르라고 강요한 사실이 알려지며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야권은 이를 ‘아동 학대’로 규정하며 파상공세를 펼쳤고, 뒤늦게 발표된 사과문 역시 책임 회피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페이스북 )
“정우 오빠 해봐”… 40살 차이 후보에게 호칭 재촉
사건은 지난 3일 부산 구포시장에서 발생했다. 지원 유세에 나선 정 대표는 하 후보와 함께 이동하던 중 초등학교 1학년 여아를 만나 “몇 학년이에요? 여기 정우 오빠, 오빠 해봐요”라고 말했다. 이에 올해 49세인 하 후보 역시 “오빠”라고 맞장구치며 아이에게 호칭을 유도했다.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자 여권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망설이는 아이에게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재차 오빠라고 해보라고 재촉하는 모습은 일종의 아동 학대”라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 또한 SNS를 통해 “어린이에게 오빠라 부르라고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아동 성폭력이자 인권 침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與, 실정법 위반 가능성 제기… “성인지 감수성 결여”
공세는 법적 책임론으로까지 번졌다. 고동진·박정훈 의원 등은 아동복지법 제17조(정서적 학대 행위 금지)를 언급하며 “40살 차이 나는 정치인에게 오빠라 부르라는 것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자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와 교육위원회 의원들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의 인권보다 선거 이용을 먼저 생각하는 어른들이 아이들의 미래를 말할 자격이 있느냐”며 정 대표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을 지적했다.
사과문 속 ‘아이가 논란 중심’ 표현에 비판 봇물
논란이 거세지자 정 대표와 하 후보는 3일 밤늦게 사과 입장을 밝혔다. 정 대표는 “구포시장 방문 과정에서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어 상처받으셨을 아이와 부모님께 송구하다”고 전했다. 하 후보 역시 같은 취지의 입장문을 내고 “낮고 겸손한 자세로 주민들을 만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사과문의 표현 방식을 두고 2차 논란이 일고 있다. 비판의 화살은 본인들의 언행이 아닌 ‘논란이 된 상황’과 ‘아이’에게 향했다는 지적이다. 김종혁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논란의 중심은 정청래와 하정우이지 왜 피해자인 아이를 걸고넘어지느냐”고 꼬집었다. 박충권 원내수석대변인도 “사안의 본질을 외면한 책임 회피성 사과”라고 비판했다.
부산 북구갑 보선에 출마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와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 등 경쟁 후보들도 “아이들까지 정치 쇼의 소품으로 이용하는 천박한 언행”이라며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어, 이번 사건이 보궐선거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