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및 금품 수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됐던 주가조작 혐의와 일부 알선수재 혐의가 유죄로 뒤집히면서 형량이 대폭 늘어났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고법 형사15-2부(재판장 신종오)는 28일 자본시장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몰수 물건(그라프 목걸이 1개)과 2,094만 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1심 무죄 뒤집은 ‘주가조작’ 유죄… “통정매매 가담 인정”
이번 판결의 가장 큰 쟁점이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1심의 무죄 판단을 깨고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주식 시세조종 행위에 동원될 수 있다는 사정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용인했다”며 “블랙펄인베스트 측에 자금과 계좌를 넘긴 것은 단순 투자가 아니라 시세조종에 적극 가담한 공동정범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여사가 매도한 주식 13만 주가 ‘통정매매’에 해당한다고 못 박으며 공소시효 역시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샤넬백’ 알선수재 전부 유죄… “포괄일죄 성립”
금품 수수(알선수재) 혐의 역시 형량이 높아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1심에서 “구체적 청탁이 없었다”며 무죄로 봤던 2022년 4월 802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 수수 건이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혔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전후로 이뤄진 세 차례의 금품 수수 행위가 “범행 수단과 방법이 동일하고 단일한 범의 아래 이뤄진 포괄일죄(여러 행위를 하나의 죄로 처벌)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은 무죄 유지
다만,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대선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를 유지했다. 재판부는 “명 씨가 여론조사 결과를 여러 사람에게 배포한 것에 불과하며, 김 여사가 이를 통해 직접적인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징역 15년을 구형하며 “사회적 충격이 크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항소심 선고로 징역 4년의 실형이 내려짐에 따라, 역대 영부인 중 처음으로 구속 기소됐던 김 여사의 향후 상고 여부와 대법원 최종 판단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