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전쟁의 전운이 감돌던 중동 지역에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이란 공격 시한을 불과 1시간 30분 앞두고 미국과 이란 양측이 ‘2주간의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오후 6시 30분경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2주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통첩 시한으로 설정했던 오후 8시를 목전에 두고 내려진 결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하게 개방하는 조건 하에 2주간의 폭격 중단에 동의한다”며 “이는 양측 모두에 적용되는 휴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역시 즉각 화답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를 통해 “향후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이번 휴전이 새 최고 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승인을 받았으며, 합의에 따라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극적 합의의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긴박한 중재 노력이 있었다. 특히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측을 상대로 “외교가 진행될 수 있도록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하며 가교 역할을 자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의 전략적 후원자인 중국의 개입도 결정적이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란에 유연한 태도와 긴장 완화를 촉구했으며, 이란 측 역시 핵심 인프라 타격 시 예상되는 경제적 파국을 고려해 휴전안을 수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휴전 결정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이미 모든 군사적 목표를 초과 달성했으며, 이란과의 장기적인 평화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과 이란이 이미 과거의 주요 쟁점 대부분에 대해 합의를 이뤘으며, 이란 측이 제시한 ‘10개 항목의 제안’이 매우 실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양국은 이번 2주를 최종 합의를 마무리 짓는 ‘골든타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종전 협상은 오는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전 세계 물동량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면서 국제 물류와 에너지 시장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이번 휴전은 21일까지 유효한 ‘시한부’ 성격이 강하다.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본협상에서 이란의 핵 문제나 탄도 미사일, 역내 영향력 등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최종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중동 평화의 향방을 가를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