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법원이 지난해 1월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의 배후로 지목되어 구속기소 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보석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전 목사는 구속 1년 3개월 만에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서부지법은 7일 전 목사의 보석 청구를 인용하며 보증금 1억 원 현금 납입과 주거지 자택 제한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재판부는 특히 전 목사의 위중한 건강 상태를 보석 허가의 결정적 사유로 꼽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뇨병에 의한 비뇨기과 질환으로 무균 상태에서 정기적인 의료 처치가 절실하며, 경추 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보행장애와 불안정 협심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4일 구치소 내에서 호흡곤란으로 산소 공급을 받는 등 전문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한 상태인 점이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의 진단서 등을 통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건강 문제 외에도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얼굴이 널리 알려져 도주가 쉽지 않고, 출국금지 조치를 통해 해외 도주를 차단할 수 있다”며 “공소사실 중 주요 부분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는 만큼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근거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석방 조건으로 엄격한 준수 사항을 부과했다. 전 목사는 자택에만 머물러야 하며, 재판 관련자나 그 친족에 대한 위해 행위가 금지된다. 또한 사건의 정범(공범)이나 증인들과 직간접적으로 의사소통하는 것도 엄격히 제한된다.
전 목사는 지난해 1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해 시위대가 법원에 난입하도록 조장한 혐의(특수건조물침입교사 등)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 목사가 신도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등 사태를 배후에서 주도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긴 바 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전 목사는 조만간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석방될 예정이며, 향후 주거지 제한 규정에 따라 자택과 병원을 오가며 재판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