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시한을 오는 7일(현지시간)로 하루 더 연장하며 배수진을 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란 내 핵심 기반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 타격은 물론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압박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구체적인 설명 없이 "미 동부시간 화요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는 당초 6일까지였던 이란 발전소 공격 유예 시한을 하루 더 늦춘 것으로, 지난달 21일 첫 시한 제시 이후 벌써 세 번째 연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7일까지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발전소와 다리는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라며 "미친놈들아(crazy bastards), 당장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라. 그렇지 않으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폭언에 가까운 경고를 쏟아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니다(배제하지 않는다)"라고 답하며 군사적 선택지가 열려 있음을 분명히 했다. 현재 미 동부와 중동 사이에는 C-17 전략수송기가 수십 대 포착되는 등 병력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사거리 1,000km에 달하는 스텔스 순항미사일 'JASSM-ER'의 재고 대부분이 중동으로 전진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맹국인 이스라엘 역시 이란 에너지 시설 타격 준비를 마치고 미국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지난 4일 미·이스라엘 연합군은 이란 석유화학단지와 부셰르 원전을 공격했으며, 이에 맞서 이란도 바레인과 쿠웨이트, UAE의 에너지 시설을 드론으로 타격하며 보복전을 펼치고 있다.
무력 충돌의 위기 속에서도 외교적 해결의 끈은 유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이란과 "깊이 있는 협상"이 진행 중이며 7일 시한 전에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이란과는 결승선에 도달하는 일이 없다"며 최종 합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동시에 드러냈다. 실제로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이 직접 협상 제안에도 불구하고 "5일 뒤에 만나자"며 시간을 끌자 테헤란 인근 교량을 전격 폭격하며 실력 행사에 나선 바 있다.
이란 측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란군 총사령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초조함을 느끼는 전쟁광'이라 비난하며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공격을 지속할 경우 서아시아 내 미군 자산에 대해 파괴적인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카탐 알-안비아 중앙사령부 역시 트럼프가 제시한 시한을 무효라고 선언하며 "국가 주권을 지키기 위해 미군 거점에 총공격을 가할 준비가 됐다"고 밝혀, 7일 밤(미 동부시간)이 중동 정세의 거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