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31일 위원장직 사퇴와 함께 공관위 해산을 선언했다.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조직 쇄신과 재보궐 선거 준비를 위한 인적 쇄신 차원의 행보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공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공관위원 전원이 일괄 사퇴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중진 의원 컷오프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했다가 복귀한 지 18일 만의 전격 사퇴다.

이 위원장은 사퇴 배경에 대해 “경기지사 후보를 제외한 광역단체장 공천은 중앙당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마무리됐다”며 “시급히 진행되어야 할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공천은 새로운 위원회를 구성해 새로운 인물들로 진행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공천 과정에 대해 “판을 바꾸려고 시도했고 기존의 틀을 건드리는 과정에서 시끄러웠지만 분명한 시도가 담겨 있었다”고 자평하면서도, “이번 공천은 완성형이 아닌 시작이며 세대교체와 정치교체를 위해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과제”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 위원장의 사퇴는 표면적으로 ‘임무 완료’를 내세우고 있으나, 정치권에서는 대구시장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공천 잡음을 잠재우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대구에서는 컷오프된 6선 주호영 의원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이에 따라 남은 재보궐 선거 공천과 미결된 지방선거 업무는 공관위 부위원장인 정희용 사무총장을 포함해 새롭게 구성될 위원회가 맡게 될 전망이다.
한편, 사퇴한 이 위원장은 보수 정당의 불모지인 호남 지역 출마를 통해 정치적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SNS를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전남광주 초대 통합시장’ 출마를 시사한 바 있다.
장동혁 대표는 이 위원장의 사퇴 발표 직후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위한 결단을 존중한다”며 “특히 전남광주 통합시장 선거 출마라는 헌신적인 결단을 높이 평가하며, 호남 선거 전체를 진두지휘해 시너지를 내주시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위원장이 위원장직이라는 ‘방패’를 내려놓고 직접 ‘창’이 되어 호남 전선에 뛰어듦에 따라, 국민의힘의 서남권 선거 전략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