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을 불과 3개월 앞두고 치러진 평가전에서 충격적인 완패를 당했다. 수비 전술의 부재와 준비 부족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축구계 안팎에서 홍명보 감독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밀턴킨스의 스타디움 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전·후반 각각 두 골씩 내주며 0-4로 패했다. 한국 축구 통산 1000번째 A매치였으나, 축배 대신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날 홍 감독은 스리백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결과는 대실패였다. 상대인 코트디부아르는 아마드 디알로 등 주전급을 제외한 1.5군 전력으로 나섰음에도 한국의 측면을 완벽히 허물었다. 윙백들이 공격 시 높게 전진한 뒤 복귀하지 못하면서 뒷공간이 속수무책으로 뚫렸고, 중앙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조차 상대의 속도를 제어하지 못했다.
특히 전반에 허용한 실점 패턴이 후반에도 반복됐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대응책이나 전술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 점이 뼈아팠다. 빌드업 과정에서도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부재 속에 수비진에서 공을 돌리다 롱볼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패턴이 반복됐다.
경기 직후 축구 해설가 출신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홍 감독을 향해 전례 없는 수준의 비판을 퍼부었다. 신 교수는 “준비가 부족한 모습이 보기 드문 수준”이라며 “어떻게 보면 공부를 안 하고 월드컵을 날로 먹겠다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특히 감독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월드컵은 감독 한 사람의 놀잇감이 아니며 국민의 성원과 세금이 들어간 자리”라고 상기시키며, “상대 팀의 포메이션 분석과 그에 따른 수비 시스템 개선은 감독의 기본인데, 이번 패배는 홍명보 감독 전술의 대실패”라고 규정했다. 이어 약 20억 원으로 추정되는 홍 감독의 연봉을 언급하며 성과에 따른 엄격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선수단 역시 침통한 분위기다. 후반 교체 투입된 주장 손흥민(LAFC)은 “팀원들이 고생하는데 분위기 반전을 못한 제 책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금이 월드컵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며 “월드컵에 가서 패배로 배웠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더 책임감을 느끼고 디테일한 부분을 고쳐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코트디부아르전 참패로 위기에 봉착한 홍명보호는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동해 내달 1일 가나를 5-1로 꺾은 오스트리아(FIFA 랭킹 24위)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전술적 재정비와 여론 악화 차단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