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검찰이 2019년 국회에서 발생한 이른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과 관련해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2년을 구형했다. 이 사건이 기소된 지 5년 8개월 만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장찬 부장판사)는 15일 황 대표와 나 의원을 비롯한 전·현직 의원·보좌진 등 26명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황 대표와 나 의원 외에도 송언석 원내대표에게 징역 10개월과 벌금 200만 원, 김정재·이만희 의원에게 징역 10개월과 벌금 300만 원을 각각 구형했다. 전직 의원 민경욱·이은재는 징역 10개월과 벌금 500만 원을, 현직 광역단체장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도 벌금 300만 원과 500만 원을 각각 구형받았다.
이들은 2019년 4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과정에서 국회 의안과와 정치개혁특위, 사법개혁특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법안 접수 및 회의 개최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채이배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을 의원실에 6시간 동안 고립시킨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피고인들은 대체로 “폭력은 없었고, 다수당의 일방적 입법에 대한 저항권 행사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나 의원은 법정에서 “이 사건은 의회 독재를 용인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르는 문제”라고 주장했고, 황 대표 측 변호인은 “입법 폭주에 대한 정당한 저항은 공무집행방해죄가 될 수 없다”고 맞섰다.
이번 사건은 기소 이후 의원들의 잦은 불출석으로 재판이 지연되면서 대부분의 피고인들이 이미 20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친 상태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며 사법 처리의 장기화를 비판했다.
1심 선고는 내년 2월 법관 정기 인사 전에 내려질 전망이다.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명에 대한 재판도 조만간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