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부적절한 마케팅으로 논란을 빚은 스타벅스코리아를 질타한 데 이어, 과거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했던 패션기업 무신사의 광고를 언급하며 기업들의 왜곡된 역사 인식을 연이어 공개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X·옛 트위터)를 통해 지난 2019년 무신사가 게재했던 양말 광고 내용을 공유하며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과 그로 시발된 6월 민주항쟁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광고”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제보를 받은 것인데 진짜인지 확인해 봐야겠다”라며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사실이라면 참으로 심각한 문제다. 돈이 마귀라지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럴 수가 있느냐”며 강한 어조로 비판의 날을 세웠다.
문제가 된 광고는 지난 2019년 7월 무신사가 기능성 양말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카드뉴스다. 당시 무신사는 제품 사진과 함께 “속건성 책상을 탁 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이는 1987년 공안당국이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내놓은 변명인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발언을 패러디한 것으로, 당시에도 거센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무신사는 논란 직후 해당 광고를 삭제하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뒤 박종철기념사업회를 찾아 직접 사과한 바 있다.
이처럼 7년 전 과거 광고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최근 발생한 스타벅스코리아의 마케팅 논란 여파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스타벅스코리아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었던 지난 18일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담은 텀블러 프로모션을 진행해 역사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행태에 분노한다”고 강하게 규탄하자, 온라인상에서 유사한 기업 사례로 무신사의 과거 광고가 다시 소환돼 확산된 것이다.
스타벅스 사태의 파장이 확산되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에게 즉각 해임을 통보하고, 이튿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연이어 기업의 역사 비하 마케팅을 직접 비판하고 나선 배경에 대해 “민주화 운동 및 희생자에 대한 모독과 역사 왜곡, 희화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에 대해 발본색원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평소 철학과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