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2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당시 국무회의와 사후 계엄문서 작성 및 폐기 과정에 국무위원들이 어떻게 관여했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특검 수사의 일환이다.

이날 오전 9시 50분경, 한 전 총리와 안 장관은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 내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한 전 총리는 취재진의 “사후 문건 서명 뒤 폐기 의혹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냐”, “내란 동조 혐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청사로 들어갔다. 안 장관 역시 묵묵히 청사에 입장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 절차를 거치며 국무위원들에게 직권을 남용했는지, 이들이 내란에 동조한 공범으로 볼 수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의 서명이 누락된 선포문이 국무위원들에게 배포된 뒤, 며칠 후 새로운 선포문이 작성되어 서명되었다가 폐기된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수사에 따르면, 당시 대통령실 강의구 전 부속실장은 새롭게 계엄 선포문을 작성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5일 한 전 총리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에 따라 한 전 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문건에 서명했다. 하지만 이후 한 전 총리가 “사후 문건 작성 사실이 알려지면 논란이 될 수 있다”며 해당 문건의 폐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 제82조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하고 국무총리 및 관계 국무위원의 부서(서명)를 요구하고 있으나,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및 국회 통고는 이러한 절차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특검은 이번 소환조사를 통해 한 전 총리가 불법 계엄을 사후 은폐하려 했는지, 내란 시도에 가담 또는 동조했는지, 국무회의를 통해 계엄 선포를 뒷받침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안 장관에 대해서도 계엄 당일 국무회의에 소집된 경위 및 회의 내 논의 내용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미 지난 6월 30일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불러 관련 내용을 조사한 바 있으며, 향후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추가 조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