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법사위원장직 반환을 촉구하며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숙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건 농성이 아니라 피서”라며 날을 세웠고, 나 의원은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정면 반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6월 30일 자신의 SNS를 통해 “도대체 이걸 싸움이라고 할 수 있나. 텐트를 치고 김밥과 스타벅스를 즐기며 웃는 얼굴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국민이 농성이라 생각하겠냐”며 나 의원의 행보를 비판했다. 이어 “넓고 쾌적한 국회 본청 로텐더홀은 일반 국민이 접근할 수도 없는 곳이다. 입장료 비싸도 체험해보고 싶은 수준”이라며 “차라리 텐트를 걷고 국회 밖 뙤약볕 아래서 농성을 하라”고 쏘아붙였다.
김 전 위원은 나 의원의 농성이 형식적 투쟁에 불과하다며 “김민석 후보자는 결격사유 투성이지만, 국민의힘은 그에 맞서 설득력 있는 공세를 했는가. 쌍팔년식 투쟁 흉내만 내며 버스 떠난 뒤 손 흔드는 식”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에 나 의원은 즉각 반응했다.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최고위원의 발언은 명백한 해당 행위”라며 “악의적 조롱 프레임에 편승해 내부를 공격하는 건 한심한 일”이라고 맞받았다. 나 의원은 특히 “로텐더홀은 주말엔 냉방기도 꺼진다”며 “‘피서’, ‘바캉스’라는 프레임은 의도적인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농성은 단순한 정치적 투쟁이 아니라, 무너진 법치와 의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진심”이라며 “다선 의원의 책임으로 국민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병력은 외부의 적과 싸우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내부에서 다투는 모습이야말로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신뢰를 잃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번 나 의원의 농성을 둘러싼 비판은 여당뿐 아니라 야권에서도 쏟아졌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웰빙 김밥 먹고, 스타벅스 커피 마시고, 선풍기 틀고 있다”며 “캠핑 같기도, 바캉스 같기도 하다”고 조롱했다. 이어 “내란수괴 윤석열을 옹호하던 사람이 협치를 외친다니 지독한 아이러니”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나 의원은 이에 굴하지 않고 농성을 지속 중이다.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폭주에 맞서 최소한의 균형과 상식을 회복하기 위한 치열한 고뇌의 시간”이라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편, 나 의원이 농성 중인 로텐더홀에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본인이 찾아와 나 의원과 짧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단식하시는 건 아니죠? 단식은 하지 마세요”라고 말했고, 나 의원은 “단식을 왜 하냐”며 받아쳤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자의 재산 자료 제출 문제를 두고 양측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