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할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오는 7월 2일 공식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특검팀은 검찰,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총 16개 관련 사건을 모두 이첩받아 자료 검토를 마친 상태다.

이번 특검은 김 여사 관련 의혹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고가 명품 수수, 코바나컨텐츠 협찬, 국정 개입 의혹 등 주요 사건들을 전방위로 수사하게 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전 발언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도 포함돼 있어 정치적 파장도 예고되고 있다.
수사 대상 16개… 김건희 여사 소환은 시기·형식 모두 검토 중
김 여사는 앞서 검찰의 소환 요구를 거부하고 우울증 치료를 이유로 입원했으나 지난 27일 퇴원한 상태다. 대리인을 통해 “특검의 정당한 소환 요청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혀 특검의 소환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특검 관계자는 “출석 거부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며 강제 수사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검팀은 사건별 수사 진척 상황에 따라 김 여사에 대한 조사 시점과 방식을 조율하고 있다. 현재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관련 의혹에서는 피의자 신분이며,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청탁 의혹에서는 참고인 신분이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이미 수사가 상당히 진척돼 조기 소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이치모터스·코바나 ‘무혐의 뒤집기’가 핵심
특검팀은 특히 과거 검찰이 무혐의 처리한 코바나컨텐츠 기업 협찬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재조명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검찰 고위직에 재직 중이던 시절, 김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가 대기업들로부터 협찬을 받은 정황에 대해 특검은 정치적 영향력 행사 여부를 집중 추적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3월 “협찬은 사건 무마와 무관하다”며 불기소 처분했지만,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유력하던 2019년 야수파 전시회 당시 협찬사가 급증한 점을 지적하며 재고발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도 마찬가지다.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TV 토론에서 “손실을 본 뒤 거래를 끊었다”고 해명했지만, 이 발언은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돼 특검의 수사 대상 13호로 포함됐다. 특검법상 수사 종료 전까지 공소시효가 정지돼 있어 이 사건의 수사 역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수사 인력·전문가 총동원… 금융·세무·증권 파견 인력도 확보
김건희 특검은 특검 1명, 특검보 4명, 파견 검사 40명, 특별수사관 80명, 행정요원 등 총 205명까지 구성할 수 있다. 현재 국세청,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에서 증권·세무 전문가 10여 명을 파견받아 자금 흐름 추적에 착수한 상태다.
문홍주 특검보를 포함해 김형근, 박상진, 오정희 등 4명의 특검보는 각각 2~3개의 사건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업무 분장이 완료됐으며, 각 수사팀은 기존 의혹을 수사했던 검사들 위주로 구성되어 수사의 연속성과 효율성을 도모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13층 특검 사무실은 현재 인테리어 마무리 작업 중이다. 구역별 칸막이 설치와 집기 배치가 진행되고 있으며, 7월 2일 현판식 이후 곧바로 수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내란 특검’·‘순직 해병 특검’과 맞물린 초유의 ‘삼중 특검’ 체제
이번 김건희 특검은 내란 특검(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 및 순직 해병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팀’과 함께 역사상 유례없는 ‘삼중 특검’ 체제의 한 축이다. 채 상병 특검팀도 서울 서초구 한샘빌딩에서 준비를 마치고 7월 2일 동시 출범한다.
채 특검 역시 김 여사를 소환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특검 간 수사 내용이 교차하거나 연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순직 해병 구명 로비 의혹은 김 여사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논란과도 일부 맞물려 있어 향후 수사 확대 여부가 주목된다.
관건은 ‘김건희 소환’과 무혐의 뒤집기… 정치적 후폭풍 불가피
김건희 특검의 향배는 김 여사 소환 조사 방식과 시점, 그리고 과거 검찰이 무혐의로 종결한 핵심 사건들을 얼마나 재구성하고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간접 연루 여부가 수사 선상에 오를 경우, 정치적 후폭풍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 관계자는 “특검법에 명시된 16개 사건뿐 아니라 수사 중 인지된 사건도 빠짐없이 다룰 예정”이라며 “공정하고 치밀한 수사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