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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 시절은 참혹했다.” 청소년기를 공장 노동자로 버텨야 했던 한 소년공이 마침내 대한민국의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3 조기대선에서 승리하며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빚어진 172일간의 대통령 공백 사태는 이로써 마침표를 찍게 됐다.

 

4일 새벽 1시 45분 기준(개표율 85.77%) 이 당선인은 48.34%의 득표율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42.82%)를 5.52%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7.77%,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0.95%를 얻었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3년 1개월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뤘다.


 

“정치란 없는 길을 만들어가는 것”

경북 안동에서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이 당선인은 초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경기 성남시 상대원동으로 이주했고, 가난 때문에 중학교 진학을 포기한 채 열두 살에 고무 공장에 위장 취업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6년간 공장 6곳을 전전하며 고된 노동을 이어가던 중 프레스 사고로 왼팔이 장애를 입게 됐다. 고통과 좌절 속에서도 검정고시로 중고등 학력을 이수했고, 1982년 중앙대 법대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인생 역정을 완성했다.

 

연수원 시절 노무현 변호사의 강연에 영향을 받아 인권변호사의 길을 택한 그는 성남에서 노동자·시민운동에 투신하며 파크뷰 특혜 의혹 고발, 시립병원 설립 운동 등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정치 참여를 결심했고,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서 세 번째 도전 끝에 당선되며 본격적인 정치 여정을 시작했다.


 

중앙정치로, 그리고 대선 주자 반열에

이재명 성남시장은 강력한 재정개혁과 복지정책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청년배당·무상교복·공공산후조리 등 ‘3대 무상복지’를 추진했고, SNS를 활용한 직접 소통으로 ‘사이다 정치인’으로 불렸다. 2016년 박근혜 정부의 지자체 세수 분쟁에 맞서 단식 투쟁을 벌이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자 제도권 인사 중 가장 먼저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며 전국구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처음 도전해 문재인·안희정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했고,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며 정치적 체급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경기지사 재직 중에도 친형 강제입원 논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 각종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며 정치적 위기를 맞이했다.

 

두 번의 도전, 그리고 반전의 기회

2022년 대선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과 맞붙어 0.73%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이후 곧바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선출되며 야당 지도자로 발돋움했다. 대표 재임 중에는 ‘비명(非明)계’를 대거 배제한 공천으로 당 내 일극 체제를 구축했으며,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175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이러한 정치적 성공 뒤에는 끊임없는 법정 공방도 따라다녔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다섯 개의 재판을 받아야 했고, 2023년엔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으나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당선인은 그때마다 무죄나 기각으로 정치 생명을 이어갔다.

 

헌정위기 돌파, 대세론 완성

이재명 대통령 당선의 결정적 계기는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사태였다. 국회 진입을 막는 경호 인력을 뚫고 의원들을 소집해 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헌정질서를 지켰고, 이어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주도하며 정치적 정점에 올랐다. 윤 전 대통령이 헌재의 탄핵 인용으로 파면되면서 조기대선이 실시됐고, 이 당선인은 이 흐름의 정점에서 대선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국민이 만든 봄”…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자리로

“겨울이 깊었던 만큼, 봄은 더 따뜻할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출마 선언 당시 이같이 말했다. 스스로도 “정치는 없는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 했던 그는, ‘무수저’ 출신 소년공에서 헌정 사상 최초로 경기도지사 출신 대통령, 그리고 불법 계엄을 종식시킨 민주주의 수호자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대한민국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제21대 대통령 취임식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다. 이 대통령은 “제게 주어진 책임과 사명을 국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수행하겠다”며 “지지하지 않았던 이들도 똑같이 소중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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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6-04 10: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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