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경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통령경호처 관계자들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 의혹과 관련해 비화폰 서버와 윤 전 대통령의 휴대전화 실물을 확보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23일 “특수다 전 대통령과 박종준 전 경호처장, 김성훈 경호처 차장 등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수사와 관련해 대통령경호처로부터 비화폰 서버 기록을 임의제출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한 비화폰과 업무폰도 압수 및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됐다.

(MBC자료 화면 켑춰)
경찰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대통령경호처와 합동으로 포렌식을 진행해, 2일 주기로 자동 삭제되도록 설계된 비화폰 서버 기록을 상당 부분 복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확보된 기록은 2024년 12월 3일부터 2025년 1월 22일까지의 통화 내역 및 문자 수·발신 내역 등으로, 체포영장 집행 저지와 관련된 통신 기록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앞서 여섯 차례에 걸쳐 대통령실 및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형사소송법상 군사 및 공무상 비밀 보호 조항을 이유로 번번이 제지당했다. 이후 경호처와의 협의를 통해 비화폰 서버에 대한 임의제출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주요 자료 확보에 성공했다.
이번에 확보된 자료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혐의 수사와는 별도로, 지난 1월 3일 체포영장 집행 당시 적법한 수사를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에 국한된 것이다. 경찰은 이미 윤 전 대통령과 김성훈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을 관련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 윤 전 대통령도 공범으로 적시된 바 있다.
특수단 관계자는 “제출된 서버 기록과 휴대전화에 대해 분석 절차를 거친 뒤, 필요 시 추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비화폰의 경우 암호키가 있어 접근이 어려운 점은 수사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경호처 측은 “대통령경호처는 수사기관의 자료 요청에 지금까지 적극 협조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한 방침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혐의 관련 4차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섰다. 이번 비화폰 서버 확보를 계기로, 체포영장 집행 저지 의혹에 대한 진상이 추가로 드러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