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20일 오전 3시께 경기 시흥시 소재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업 도중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SPC 계열사에서 반복되는 산업재해 중 하나로, 노동계는 “더 이상 사고가 아닌 기업의 살인”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는 이날 ‘반복되는 중대재해 SPC 죽음의 빵 공장을 당장 멈춰 세워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민주노총은 “3년 전 제대로 처벌했다면, 평택에 이어 반복된 사망과 부상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살인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라도 공장을 멈추고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망한 노동자는 뜨거운 빵을 식히는 컨베이어 벨트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피해자는 기계에서 분리된 상태였지만, 이미 심각한 두부 손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SPC 측은 사고 직후 김범수 SPC삼립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께 깊은 위로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SPC 계열사에서 발생한 산재 가운데 또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최근 3년간 SPC 계열사에서는 총 3건의 사망사고와 5건의 부상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2022년 10월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는 20대 노동자가 교반기에 끼어 숨졌고,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도 수차례 끼임사고가 잇따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삶의 터전이 돼야 할 일터가 죽음의 터전이 되고, 목숨 걸고 출근해야 하는, 부끄러운 ‘노동 후진국’의 현실을 반드시 개선하겠다”며 정부의 엄정한 수사와 구조적 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그는 “산업재해는 불시에 일어날 수 있지만 반복돼선 안 된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선거 공약에서 ‘일하다 다치거나 죽지 않게’라는 슬로건 아래, 원·하청 통합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악법”이라고 표현하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앞서 SPC 제빵공장에서는 지난 2022년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배합기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지난 2023년에는 노동자가 반죽 기계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자 허영인 SPC 회장이 국정감사에 불려나가 향후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나 반복되는 산재 사고로 인해 이에 대한 강력한 제도적·정책적 대응이 요구 여론이 다시 높아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