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을 심리 중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부장판사가 서울 강남의 고급 유흥주점에서 수차례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제기됐다.

민주당은 “한 번에 100만~200만 원에 달하는 최고급 룸살롱에서 지 판사가 여러 차례 술자리를 가졌고, 단 한 번도 본인이 비용을 지불한 적 없다는 제보를 확보했다”며 강도 높은 감찰과 직무배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노종면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접대 정황이 담긴 사진 속에 지 판사의 얼굴이 선명히 찍혀 있으며, 장소는 강남 유흥업소로 확인됐다”고 밝히며,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정황은 단순한 ‘사생활 논란’을 넘어 공직자의 윤리 위반과 재판의 공정성 훼손이라는 중대한 문제로 번질 수 있다.
판사가 권한을 가진 만큼, 그에게 요구되는 도덕성과 청렴성의 기준 역시 높다. 특히 고액의 유흥 접대가 있었다면 이는 청탁금지법 위반은 물론 뇌물죄로도 비화될 수 있는 사법 비리로, 사법부의 권위와 신뢰를 뿌리째 흔들 수 있다. 무엇보다 문제의 판사가 맡고 있는 사건이 헌정질서를 정면으로 겨누는 ‘내란 혐의’라는 점에서, 그 파장은 더 크다.

김기표 의원은 “예약제로 운영되는 최고급 룸살롱이라고 한다. 제보자는 내란 수괴를 풀어주는 것(지난 3월 7일 구속 취소)을 보고 열 받아서 제보했다”며 “아주 큰 문제는 같이 간 사람이 직무 관련자다. 판사가 직무 관련자로부터 접대받았다면 대단히 문제”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지 부장판사가 갔었다는 사진들도 이미 갖고 있다”며 “사법부에서 자정작용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면 추가로 국민 눈살 찌푸리게 하는 사진을 공개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당 차원에서도 “민주당이 확보한 제보 사진에는 지 판사의 얼굴이 선명하다”(노종면 원내대변인)는 논평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부는 “의혹만으로는 입장을 내기 어렵다”며 침묵과 유보로 일관하고 있다. 법원행정처장조차 “금시초문”이라며 단정적인 언급을 피했고, 서울중앙지법은 “필요시 윤리감사실이 감찰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사법의 신뢰는 침묵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자정 노력과 엄격한 기준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다.
이미 지 판사는 지난 3월 윤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 결정을 내려, 재판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그런 상황에서 고급 유흥주점에서의 반복된 접대 의혹은 단순한 일탈이 아닌, 권력과 향응이 뒤엉킨 사법 특권의 결정판으로 비칠 수 있다.
지 부장판사가 소속된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의혹 제기만 가지고 법원 차원에서 낼 만한 입장은 없다”며 “직무상 비위 행위가 있다면 절차에 따라 감찰 여부를 윤리감사실에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