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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 탄생…중남미 사목 경험한 중도적 인물 - -콘클라베 이틀 만에 깜짝 선출…시카고 출신, “모두 함께 걸어가자” 첫 일성
  • 기사등록 2025-05-09 10:21:53
  • 기사수정 2025-05-09 10: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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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 역사상 최초의 미국 출신 교황이 탄생했다.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른 지 한 시간여 만에, 새로운 교황 ‘레오 14세’(본명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가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냈다. 추기경단은 8일(현지시간) 콘클라베 이틀째이자 총 네 번째 투표에서 레오 14세를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했다.


교황청 수석 부제인 도미니크 맘베르티 추기경은 이날 오후 7시 13분, “여러분에게 큰 기쁨을 알립니다. 우리는 새 교황을 얻었습니다(Habemus Papam)”라고 공식 발표했다. 레오 14세는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로 인사를 건네며 “하느님 안에서 하나 되어 손을 맞잡고 평화와 연대의 정신으로 함께 걸어가자”고 밝혔다.



레오 14세는 195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으며, 프랑스·이탈리아계 아버지와 스페인계 어머니 사이에서 성장했다.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으로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은 그는 이후 20년 이상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다. 2015년에는 페루 시민권을 취득하고 대주교로 임명됐으며, 최근까지 교황청 주교성성부 장관으로 전 세계 주교 임명을 총괄해왔다.


그의 선출은 예상을 깬 ‘깜짝 선택’이었다. 유력 후보로는 이탈리아의 파롤린 국무원장, 필리핀의 타글레 추기경 등이 거론됐지만,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언론과 예측업체의 리스트에서조차 상위권에 들지 않았다.


그동안 미국 출신 교황은 교회의 정치적 중립성과 미국의 세속적 영향력에 대한 우려로 금기시되어 왔으나, 레오 14세는 이같은 통념을 깨뜨렸다. 미국 국적이지만 중남미에서 오랜 사목 경험을 쌓으며 가장 ‘덜 미국적인 미국인’으로 평가받은 점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레오 14세는 중도 성향으로 평가되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진해온 교회 개혁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 정신을 이어갈 인물로 주목받는다. 특히 가난한 이들과 이민자 문제, 기후 위기 대응 등에 강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해 바티칸 회의에서는 “말에 그치지 않고 이제 행동에 옮길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정치권과 종교계는 교황 선출 소식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에 큰 영광”이라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신이 교황 레오 14세를 축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카고 출신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에 역사적인 날”이라며 “그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교황의 고향인 시카고는 축제 분위기다. ‘거룩한 이름 대성당’에서는 미사 도중 축하의 종소리가 울렸고, 시민들은 새 교황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카고 시장은 “교황을 포함한 모든 멋진 것들이 시카고에서 나온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영국 BBC는 “레오 14세는 서로 다른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인물”이라며 “단 4번의 투표만에 선출된 것은 추기경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레오 14세는 즉위 연설에서 “나는 그리스도인이며, 여러분을 위한 주교다. 우리는 함께 걸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개혁과 포용, 그리고 연대의 메시지로 요약된다.


교황청은 곧 새 교황의 즉위 미사 일정과 새 국무원장 임명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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