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15일 대대적인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전담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경기 가평군에 위치한 통일교 천정궁과 서울 용산구 통일교 서울본부 등 관련 시설 10여 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중이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정치자금법 위반 및 뇌물 수수 혐의로 입건된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의 자택도 포함됐다.
또한 전 전 장관이 근무했던 국회 의원실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심지어 김건희 여사 특검 사무실까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의 이번 조치는 지난 10일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으로부터 관련 수사 기록을 넘겨받은 지 닷새 만에 이루어진 첫 강제수사다. 경찰은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함에 따라 자금 흐름을 규명할 회계 자료와 로비 정황이 담긴 핵심 증거를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윤영호 전 본부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통일교 교단 차원에서 민주당 등 정치권 인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고, 이를 토대로 사건이 불거졌다.
경찰은 지난 12일 혐의가 포착된 전재수 전 장관과 임종성·김규환 전 의원 등 3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하고, 같은 날 오후 6시를 기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들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및 뇌물 공여)를 받는 윤 전 본부장 역시 입건된 상태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혐의를 받는 전직 의원 등 3명은 금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의혹의 단초를 제공했던 윤 전 본부장 또한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12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세간에 회자되는 부분은 제 의도와 전혀 다르다"며 "저는 그렇게 진술한 적이 없다"고 사실상 기존 진술을 번복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자금 흐름과 대가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규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