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국민의힘이 외국인, 특히 중국인의 의료·선거·부동산 분야 제도 악용을 막기 위한 이른바 ‘3대 쇼핑 방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반중(反中) 정서를 자극하려는 정치적 의도라는 비판도 나온다.

■ “중국인 의료·선거·부동산 쇼핑 방지”…김은혜 “국민 역차별 바로잡겠다”
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우리 땅을 밟는 외국인, 특히 중국인이 제도의 빈틈을 파고들어 의료쇼핑·선거쇼핑·부동산쇼핑 등 3대 쇼핑을 하고 있다”며“이로 인한 국민 역차별을 바로잡기 위해 관련 방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수석부대표는 “외국인이 2만 원도 안 되는 건강보험료를 내고 수천만 원의 혜택을 받아가며, 투기 목적으로 주택을 매입해 국민에게서 월세를 받아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인이 영주권을 얻고 3년이 지나면 우리나라에 거주하지 않아도 투표할 수 있다”며 “한국에 살지 않는 중국인이 이 땅의 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상호주의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지방선거 때 중국어로 선거운동을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반중 시위를 ‘혐오’로 규정하면서 정작 반미 시위에는 침묵한다”며 “국민의힘은 이런 불공정과 국민 역차별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 “중국인 건보 흑자 전환”…사실관계 논란도
하지만 김 수석부대표의 발언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중국인 가입자의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지난해 55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과거 외국인 일부의 의료비 ‘먹튀’ 문제가 제기되자, 정부는 2022년 4월부터 외국인이 6개월 이상 거주해야 건강보험 피부양자가 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인 전체가 건보 재정을 악용한다는 식의 주장은 과장된 정치적 수사”라며 “객관적 통계보다는 반중 정서에 기대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 국민의힘 “제도 악용 방지 입법 필요”…야당 “혐오 조장 정치” 반발
국민의힘은 최근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 논란과 맞물려 외국인의 의료·부동산·선거 관련 규제 강화를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화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의 제도 악용을 막는 것은 국민적 공감대가 높다”며 “당론 채택을 통해 국회 논의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당은 “외국인 혐오와 반중 감정을 자극해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건보·선거제도 문제는 이미 제도적으로 보완된 사안”이라며 “사실관계보다 정치적 선동에 가까운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 향후 입법 공방 불가피
‘3대 쇼핑 방지법’은 외국인의 건강보험 악용 방지, 실거주 요건 없는 선거권 제한, 부동산 투기 목적의 매입 규제 등을 골자로 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세부 입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 혐오로 비칠 수 있는 용어 사용은 신중해야 한다”며 “정책 목적이 공정성 확보라면 통계와 근거에 기반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