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추석 연휴 이후 개장한 코스피가 10일 장중 처음으로 36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관련주의 급등세가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10일 오전 9시 58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7.90포인트(1.63%) 오른 3607.11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3598.11로 출발해 곧바로 3600선을 넘어섰다. 오전 11시 기준 3602.28을 기록하며 사상 첫 장중 3600 돌파 기록을 세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000억 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차익 실현에 나서며 순매도세를 보였다.
증시 상승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5% 이상 상승해 9만 3000원대를 돌파하며 ‘9만전자’에 재진입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10% 가까이 급등해 44만 원에 근접, 시가총액 300조 원을 넘겼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시총 300조 원을 돌파한 것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관련주 역시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는 연휴 기간 동안 글로벌 반도체주가 상승한 영향이다. 미국 엔비디아, 브로드컴, 대만 TSMC, 네덜란드 ASML 등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국내 증시 휴장 기간 동안 5% 넘게 상승했다.
AI와 관련된 IT·에너지주도 강세를 보였다. 네이버는 5%, 카카오는 3% 상승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추가 수주 기대감에 10% 급등, 시가총액 10위권에 재진입했다.
반면, 수급이 반도체 중심으로 쏠리면서 배터리·방산·조선·바이오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0% 넘게 하락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HD현대중공업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바이오와 배터리 기업이 시총 상위권을 차지하는 코스닥지수는 보합권에서 머물렀다. 코스닥은 상승 출발 후 하락 전환과 반등을 반복하며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3.8원 오른 1423.8원으로 출발했다. 이는 지난 5월 2일 이후 약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 흐름, 대미 투자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원화 약세를 이끌었다.
한편,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하락 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가 1.83%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점이 국내 반도체주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