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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격 단속, 산업현장 멈춰서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의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이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단속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포함해 총 475명이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구금됐다. 구금된 인원에는 LG에너지솔루션 직원 47명, 현대엔지니어링 협력업체 직원 156명, 일본인 3명, 중국인 일부도 포함됐다.


단속 직후 현장은 사실상 폐허로 변했다. 평소 수백 명의 노동자로 북적이던 대형 공장은 적막에 잠겼고, 주차장에는 주인을 잃은 차량과 반납하지 못한 렌터카들이 방치돼 있었다. 한 관계자는 “마치 재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전했다.


(사진=현대자동차)


■ 긴급 송환, 전세기로 귀국

구금 닷새 만인 10일 아침(현지시간) 체포됐던 한국인 노동자들은 전원 풀려났다. ICE 구금시설에서는 체포 당시 입었던 사복으로 갈아입고 여권을 대한항공에 제출하며 출국 절차를 밟았다. 


이들은 ICE 차량에 실려 공항 활주로까지 호송된 뒤, 대한항공 전세기에 올라 한국행 비행편으로 이동했다. 한국 도착은 11일 오후 6시 30분경으로 예정됐다. 일본·중국인 노동자들도 함께 탑승해 귀국길에 올랐다.


외교부는 미국 당국과 협상을 통해 이들이 ‘자진 귀국’ 형식으로 출국하게 해 추후 재입국 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율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방미 중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과 만나 사건의 외교적 수습을 이어갔다.


■ 산업계 ‘눈덩이 피해’ 우려

이번 사태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현지 프로젝트가 사실상 중단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HL-GA를 포함해 애리조나, 미시간, 오하이오 등 네 곳에서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일정 차질은 불가피하다. SK온 역시 주요 공장을 완공했으나 장비 기술 인력의 입국 지연으로 실제 가동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50GWh 규모 배터리 생산 시설의 하루 손실액은 400만 달러(약 55억 원). HL-GA(30GWh)에 적용하면 하루 33억 원의 피해가 발생하는 셈이다. 업계는 매출 손실뿐 아니라 금융비 증가, 고객사 신뢰 하락, 세액공제(AMPC) 축소 등 2차 피해도 우려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AMPC로만 1조4천억 원을 수령했는데, 프로젝트 지연이 이어질 경우 내년 수익성에도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 비자 제도 벽, 미·한 외교 현안 부상

업계는 근본 원인을 미국의 경직된 비자 제도에서 찾는다. 한국 정부는 E-4 취업비자 쿼터 신설, B-1 상용비자 적용 범위 확대 등을 꾸준히 요구했으나, 미국 내 반이민 정서로 진전이 더뎠다. 첨단 장비 대부분이 한국·일본산이어서 현지 인력으로 대체하기도 어렵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 기조와 제조업 부활 기치가 충돌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단속은 숙련 외국인 노동자 필요성을 외면한 결과로, 미국 제조업 일자리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 지역사회와 한미 관계에도 충격

서배너 경제인협회는 “지역경제 상당 부분이 한국 기업에 의존하는데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국민 안전의 최종 책임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재발 방지와 기업 활동 보장을 강조했다.


미국 단속 당국의 ‘사상 초유의 대규모 구금’은 풀려나면서 일단락됐지만, 비자 제도 개선과 한미 간 제도적 협의 없이는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불안이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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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9-10 15: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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