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단속 사태와 관련해 “유감스럽다(regrettable)”는 입장을 밝히며, 외국 전문 인력의 합법적 파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구금 사태 이후 한국과의 관계 악화 우려를 일축하면서도, 한국 기업들의 비자 발급 문제 해결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뉴욕 US오픈 테니스 남자 결승전을 관람한 뒤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배터리든, 컴퓨터든, 선박이든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산업은 외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해당 분야에 능숙한 사람들을 불러들여 일정 기간 머물게 하고, 미국 인력을 훈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사라진 산업이 많다. 미국인을 다시 훈련하는 방법은 전문가를 불러와 직접 가르치는 것”이라며 “이 전체 상황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로 한미 관계가 긴장될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한미 관계 악화설을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방금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한국이 말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에서도 “미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들은 반드시 우리 이민법을 존중해야 한다”며 “동시에 우리는 훌륭한 기술력을 가진 인재들이 합법적으로 들어와 세계적 수준의 제품을 만들기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정부는 이를 빠르고 합법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그 대가로 미국 근로자 고용과 훈련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한국 기업의 대규모 대미 투자에도 불구하고 비자 발급이 지연·제한되는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임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멕시코·호주 등과 달리 전문직 비자 쿼터가 없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 근로자는 추첨제로 발급되는 H-1B 비자에 의존하고 있으며, 실제 발급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 의회에는 한국인 대상 최대 1만5000개의 전문직 취업비자(E-4) 신설 법안이 발의돼 있지만, ‘미국 우선주의’ 기조 속에 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인력 교류 필요성을 언급함에 따라, 향후 제도 개선 논의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앞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4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단속을 벌여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한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한국 정부는 “석방 교섭을 마무리했고 행정 절차가 끝나는 대로 전세기를 투입해 귀국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