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7일 오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피의자의 완강한 거부와 부상 우려 등을 이유로 집행을 중단했다. 특검의 이번 체포 시도는 지난 1일에 이어 두 번째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7시 50분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도착해, 오전 8시 25분부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착수했다. 그러나 집행은 1시간여 만인 오전 9시 40분께 중단됐다. 특검 관계자는 “현장 의견을 반영해 물리력 행사에 따른 부상 우려로 집행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 측 배보윤·송진호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의 팔을 잡아당기고, 앉아 있는 의자를 통째로 들어 이동시키려 했다”며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바닥에 넘어졌고 허리와 팔에 통증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 구치소 의무실로 이동해 진료를 받았으며,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자율신경계 손상, 당뇨망막증, 경동맥 협착 등의 기저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단은 “구속 상태인 피의자에게 체포영장을 집행하며 팔다리를 잡고 끌어내리려는 시도는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 과정에서 벌어진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 송진호 변호사는 “10여 명의 특검 관계자가 윤 전 대통령의 팔을 끼고 다리를 들어 차에 태우려 했으며, 이를 완강히 거부하자 의자에 앉은 상태로 이동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자가 넘어지면서 윤 전 대통령이 땅에 부딪혔고, 심각한 신체적 통증을 호소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송 변호사는 “변호인이 불법성을 지적하자 특검 측과 구치소 측은 변호인을 퇴거시키려 했다”며 “체포영장 집행에 변호인의 입회는 당연한 권리임에도 이를 무시한 것은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예정된 변호인 접견 시간에 접견 장소로 이동하던 중 체포영장 집행 사실을 통보받았으며, 진술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사전 통보한 바 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관련된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조사할 예정이었다. 해당 의혹은 윤 전 대통령이 명 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받은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혐의다.
특검은 지난달 29일과 30일 윤 전 대통령이 두 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하자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체포영장 유효기간은 이날까지로, 특검은 영장 재청구 여부와 함께 대면 조사 없이 윤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이번 체포 시도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측은 “진술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물리력을 행사한 것은 헌법이 보장한 진술거부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이 같은 인권침해적 강제인치 시도가 반복되지 않도록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