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서울행정법원이 문화방송(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김기중 이사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해임 처분을 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영민)는 30일 김 이사가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방문진 이사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방통위가 주장한 해임 사유만으로 김 이사의 직무 수행이 현저히 부적절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방통위는 이동관 위원장 시절인 2023년 9월, MBC 사장 선임 과정의 검증 부실, 감사 업무의 공정성 저해, 관계사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 등을 이유로 김 이사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했다.
이에 김 이사는 해임 당일 곧바로 법원에 해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며, 해임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냈다. 법원은 같은 해 11월 “방문진 이사회가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사안을 방치했다는 이유만으로 이사회 결정이 불합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후 1년 8개월간의 본안 심리 끝에 재판부는 김 이사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법원은 김 이사 해임 사유 중 상당 부분이 이사 취임 이전에 발생한 일이며, 직접적인 법령 위반이 아닌 한 해임의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이사는 해임 후 후임 보궐이사 임명 효력을 중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도 별도로 제기했으나, 법원은 보궐이사가 아직 임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각하했다. 이는 소송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본안 심리에 들어가지 않고 종료된다는 의미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12월 권태선 전 방문진 이사장 해임 처분을 취소한 법원의 결정에 이어 또 한 번 방통위의 인사 조치를 제동 건 사례로 주목된다. 권 이사장 사건은 현재 방통위가 항소해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번 판결로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해임 결정 정당성에 대한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