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16일 육군·해군·공군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한 가칭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창설하기로 했다. 각 군의 합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에 논의되던 분리 교육 방식을 폐기하고, 4년 내내 한 공간에서 생도들을 함께 교육한다는 방침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협의 직후 이 같은 내용의 사관학교 통합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안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미래의 안보 환경에 부합하는 장교 양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 체계, 우수한 교수진, 최첨단 교육 환경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며 "새롭게 출범할 국군사관학교는 대전 자운대 지역에 위치해 창의성과 융합성의 사고, 전문성과 기술 감수성이 구비된 장교를 양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군사관학교가 들어설 대전 유성구 자운대는 육·해·공군 대학과 합동군사대학 등 장교 대상 주요 군사 교육 시설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합동 장교 양성의 최적지로 평가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교육 방식이다. 당초 국방부는 통합 선발된 생도들이 1·2학년 때는 국군사관학교에서 공통 교육을 받고, 3·4학년 때는 각 군종별로 흩어져 전문 교육을 받는 '2+2 방식'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최근 논의 과정에서 3군 장교들의 '합동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 학년 통합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이에 따라 확정된 기본계획안에서는 생도들이 4년간 한 기관에서 함께 생활하며 교육받게 된다.
과제는 대규모 시설 확보다. 현재 각 군 사관학교의 한 학년 정원은 육사 330여 명, 공사 230여 명, 해사 170여 명 등 총 730여 명에 달한다. 4개 학년을 합치면 약 3,000여 명의 생도가 동시에 생활하고 훈련할 수 있는 거대 인프라가 요구된다.
이에 국방부는 자운대에 새로운 시설이 완공되는 시점인 2030년대 중반(2032년경)까지 단계적인 이전 구상을 세웠다. 우선 2028년경 서울 노원구 태릉의 현 육군사관학교 부지에서 국군사관학교를 임시로 출범시킨 뒤, 향후 자운대로 완전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청주 공군사관학교와 진해 해군사관학교는 군별 특수 전문 교육 시설로 일부 활용될 예정이다.
정부와 여당의 전격적인 발표에도 불구하고 군 안팎의 진통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군 내부에서는 육·해·공 각 군의 고유한 정체성과 전통을 무시한 채 통합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통합 교육 과정에서 각 군 특성에 맞는 심도 있는 생도 교육 수준이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방부는 생도의 구체적인 선발 방식과 시기 등에 대해서는 향후 군 안팎의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밝혔으나, 3군 사관학교 통폐합을 둘러싼 찬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