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태로 파문을 일으켰던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이 수여 22년 만에 최종 취소됐다. 다만, 정부의 늑장 대처로 인해 당시 함께 수여됐던 상금 3억 원은 환수하지 못하게 됐다.

1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날인 14일 황 전 교수의 최고과학기술인상 취소에 대한 대통령 재가가 완료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3월 행안부에 취소를 요청한 데 따른 조치로, 수상은 대통령 재가일인 14일부로 공식 취소됐다.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최고 권위의 대통령상이다. 황 전 교수는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2004년 이 상과 함께 상금 3억 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논문 조작이 드러나며 2006년 서울대에서 파면됐고, 제1호 최고과학자 지위와 과학기술훈장 창조장도 철회됐다.
정부는 최고과학기술인상의 경우 관련 규정 미비로 조치를 미루다 지난 2020년에야 취소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황 전 교수가 절차상 위법을 이유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2023년 4월 "정부가 처분 전 사전 통지와 의견 제출 기회를 보장하지 않았다"며 황 전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의견 청취 등 절차적 하자를 보완해 올해 행안부에 재처분을 요청했고, 마침내 최종 취소가 확정됐다. 행안부는 수상 취소 사실을 60일 이내에 관보에 게재할 예정이다.
수상이 취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3억 원의 상금은 환수되지 않는다. 정부의 지나치게 늦은 행정 처분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021년 황 전 교수를 상대로 환수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약 4년간 법정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2025년 6월, 과기정통부가 소송을 공식적으로 취하하면서 상금 반환 이슈는 일단락됐다.
정부는 2006년 논문 조작 사실을 인지하고도 14년이 지난 2020년에야 상금 반환 처분을 내렸다. 법원은 이 오랜 기간 동안 ‘정부가 더 이상 상금 문제를 삼지 않을 것’이라고 믿은 황 전 교수의 신뢰에 정당성이 형성됐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관련 규정 미비와 부처의 소극적인 대처가 겹치면서, 불명예스러운 논문 조작 사태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상금은 환수하지 못하는 선례를 남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