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의 핵심 쟁점인 ‘검찰 보완수사권 부여’ 문제에 대해 “결과는 국회에 맡길 생각”이라며 기존의 ‘예외적 허용’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이 대통령은 검찰을 향해 “선을 넘어버렸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국민적 불신과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지단)
이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부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공소시효가 임박했거나 인권 침해 위험이 없는 단순 사실관계 확인조차 완전히 봉쇄해야 하나라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정치는 현실이며 검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지나치게 깊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악용해 또 나쁜 짓을 하면 어쩌나 하는 국민적 걱정이 너무 많다”며 “정부의 입장을 어느 한쪽으로 고집하지 않고 국회로 넘겨 논의해 보고, 국회 의견을 따르는 쪽으로 정리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김민석 국무총리가 (관련 절차를) 진행할 텐데, 제도를 시행해 보다가 국민들이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면 그때 또 고치면 된다. 지금은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 당시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지만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보완수사권의 제한적 허용 필요성을 주장했던 것에서 진일보해, 국회의 입법 결정에 전적으로 따르겠다는 양보안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검찰이 자초한 신뢰 위기를 매섭게 몰아붙였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도 검찰이 문제가 되긴 했지만, 과거에는 새로운 사건을 파기했을지언정 조작질을 하지는 않았다”며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작을 하고 사건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는 국가의 존속에 관한 문제이자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어 검찰개혁의 수위를 언급하며 “숟가락이나 나무젓가락도 갈아서 혹시 칼을 만들지 모르니 ‘손으로 먹어라’고 해야 할 정도로 (불신이) 심각해진 상황”이라며 “모든 영역에는 금도라는 것이 있다. 검찰이 그 선을 너무 많이 넘어서 많이 망가뜨렸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은 검찰이 업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당정 안팎의 뜨거운 감자인 ‘조작기소 특검법’과 관련해서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객관적으로 문제 있어 보이는 사건이 꽤 많고, 수없이 고소·고발돼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진상규명을 안 할 수 없다”며 특검 수용 의사를 사실상 시사했다.
대통령은 “원래는 내가 지휘하는 검찰과 경찰, 합동수사본부에서 대규모로 진상을 규명하는 게 정상이지만, 국민과 야당의 입장에서는 중립적인 특검이 하는 게 더 낫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특검 도입에 대해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잡고(공소 취소 등), 잘못된 게 없으면 놔두면 되는 것”이라며 “결과를 보고 판단하면 되기에 별로 어렵지 않은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