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중동 정세 악화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등 에너지 수급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우리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총 24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긴급 도입하기로 확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했던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18일 귀국 직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성과를 발표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강 실장은 “전 세계적인 원유 수급 비상 상황 속에서 UAE는 한국에 최우선적으로 원유를 공급할 것을 약속했다”며 “기존에 협의된 600만 배럴에 더해 이번에 1800만 배럴을 추가로 확정 지으며 총 2400만 배럴을 공급받게 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수송 계획도 공개됐다. 추가 도입분 1800만 배럴 중 600만 배럴은 UAE 국적 선박 3척이, 나머지 1200만 배럴은 한국 국적 선박 6척이 분담하여 선적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나프타를 적재한 선박 한 척도 현재 한국을 향해 이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 실장은 UAE 측이 “한국보다 먼저 원유를 공급받는 나라는 없을 것이며, 한국은 원유 공급에서 최우선 순위(No.1 Priority)”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전했다. 이는 수입 원유의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할 때, 대체 공급선을 확실히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국은 이번 합의를 제도화하기 위해 ‘원유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조만간 체결하기로 했다. 해당 MOU에는 단기 수급뿐 아니라 에너지 공급망 차질에 대비한 장기적 협력과 대체 공급 경로 모색 등이 담길 예정이다.
이번 방문에서는 에너지 협력 외에도 중동 상황 발생 이후 양국 간 긴밀했던 공조 체계가 언급됐다. 강 실장은 “사태 직후부터 칼둔 알 무바라크 행정청장과 핫라인을 가동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공조 결과로 지난 6일부터 UAE 영공 폐쇄가 즉각 해제되었으며, 에티하드 항공 전세기 등을 통해 현지 단기 체류자 약 3500명 중 3000여 명이 무사히 귀국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강 실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특별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양국이 어려울 때 돕는 진정한 친구임을 재확인했다”며 “중동 상황이 정상화되면 양국 관계는 이전보다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