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진행 중인 군사 작전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종료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작전 개시 열흘 만에 이란의 핵심 군사 자산과 지도 체계가 사실상 마비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도럴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른바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과 관련해 “전쟁이 이번 주 내에 끝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러나 매우 조만간(very shortly)이다”라고 답했다. 당초 백악관이 예상했던 4~6주의 작전 기간이 대폭 단축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란 군사력 80% 제거”… 압도적 전과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의 성과를 열거하며 승기를 잡았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들의 해군과 공군, 레이더, 통신망, 지도부가 모두 사라졌다”며 “우리는 결정적으로 승리하고 있으며 계획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미측 발표에 따르면, 미군은 B2 폭격기를 동원해 이란 전역의 지하 미사일 발사대를 파괴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란 군함 51척이 격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기지의 약 80%를 제거했고 드론 발사는 83% 감소했다”며 “전쟁의 큰 위험은 이미 사흘 전에 끝났다”고 주장했다.
하메네이 후계자 선출엔 “실망”… 호르무즈 해협 장악 시사
이란 내부 상황과 국제 에너지 시장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후계자로 선출된 것에 대해 “실망스럽고 큰 실수”라며 “그 선택이 이란에 더 큰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새 지도부의 정당성을 부정하며 필요시 추가 개입할 수 있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글로벌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서는 “장악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며 고강도 압박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이란이 석유 흐름을 막는다면 지금까지보다 20배 더 센 타격을 당할 것”이라며 “국가 재건이 불가능할 정도의 ‘불과 분노’가 지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유가 안정을 위해 일부 국가에 대한 석유 제재 일시 해제와 유조선 호위 조치 검토 방침도 밝혔다.
푸틴과 1시간 통화… “러시아, 건설적 역할 원해”
대외 관계 측면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약 1시간 동안 전화 통화를 하며 국제 정세를 논의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으며, 그는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러시아의 이란 지원설에 대해서는 “그런 징후를 보지 못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교착 상태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 및 젤렌스키 대통령 사이의 중재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종료 시점은 나의 결단에 달려 있다”며 “적이 완전히 그리고 결정적으로 패배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지만, 이 일이 끝나면 세계는 훨씬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