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공천을 대가로 현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서울 강서갑)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강 의원은 현역 의원으로서의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게 됐다.

'자율 투표' 속 가결... "정치 생명 걸고 요구 안 해" 호소 통하지 않아
이날 본회의에서 강 의원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 의원 263명 중 찬성 164표, 반대 87표, 기권 3표, 무효 9표로 가결됐다. 찬성표가 가결 정족수를 훌쩍 넘긴 점을 고려할 때, 친정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상당수의 찬성표가 쏟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표결에 앞서 강 의원은 신상 발언을 통해 결백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당시 건네진 쇼핑백에 돈이 들어있는지 몰랐고, 인지한 즉시 반환을 지시했다"며 "다섯 차례나 돈을 돌려줬는데 제가 먼저 1억 원을 요구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항변했다. 또한 "1억 원은 제 정치 생명을 걸 만한 가치가 없다"며 눈물로 호소했지만, 의원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체포동의 요청 이유에 대해 "강 의원은 2022년 1월 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김경 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의 부당한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있다"며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가능성을 고려할 때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1억 수수 넘어 '쪼개기 후원' 의혹까지... 수사 전방위 확대
수사 당국은 단순히 1억 원 수수 여부를 넘어, 김 전 시의원과 강 의원 사이의 광범위한 유착 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김 전 시의원이 공천을 받은 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지인 10여 명의 명의를 빌려 총 1억 3,000만 원을 강 의원에게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의혹을 집중 수사 중이다.
특히 후원자 명단에 김 전 시의원의 가족 회사 직원들이 대거 포함된 정황이 포착됐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2022년 10월 사흘간 입금된 8,200만 원의 후원자 중 일부는 김 씨 가족이 운영하는 건설 시행사나 교육업체 관계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업체들이 지자체 용역이나 SH(서울주택도시공사) 매각 사업을 통해 거액의 수익을 올린 점도 수사 대상이다.
아울러 경찰은 김 전 시의원이 강 의원 외에도 민주당 소속 중진 A 의원과 B 의원 등에게도 고액 후원금을 보내며 로비를 시도한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필리버스터 정국 변수... 영장심사는 내달 초 전망
체포동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이번 주말 또는 다음 주 초에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회 내 상법 개정안 등을 둘러싼 여야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이 2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일인 다음 달 3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방침이어서, 실제 영장심사 기일은 내달 초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날 경찰은 '차남 취업 청탁 의혹' 등 13가지 의혹을 받는 무소속 김병기 의원(서울 동작갑)과 관련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을 압수수색하며 또 다른 사정 정국을 예고했다. 경찰은 오는 26~27일 김 의원을 직접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