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를 둘러싼 사생활 관련 비위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하자, 정청래 대표가 26일 공식 사과하며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원내사령탑의 도덕성 논란이 당 전체의 악재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정청래 대표 "대표로서 송구"… 사태 엄중함 강조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로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가 김 원내대표의 의혹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대표는 "어제(25일) 김 원내대표가 전화를 걸어와 국민과 당원들께 송구하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며 "며칠 후 원내대표가 직접 정리된 입장을 발표한다고 하니 그때까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아들 취업·진료 특혜 등 의혹 '줄소환'… 김병기 "왜곡된 공세"
현재 김 원내대표는 ▲아들 국정원 취업 및 숭실대 편입 개입 의혹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및 의전 특혜 의혹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의혹 등 연이은 폭로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전직 보좌진이 앙심을 품고 사실과 허위를 교묘히 섞어 유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5일에는 보좌진 텔레그램 채팅방을 직접 공개하며 "공익제보자 행세를 하는 악의적 공세"라고 반박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당내 시선은 차갑다. 특히 김 원내대표가 의혹의 본질보다 제보자를 공격하는 '메신저 타격' 방식을 취한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보좌진 갈등을 탓하기 전에 본인 처신을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고, 야권에서도 "수습 과정이 구차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30일 입장 발표가 분수령… '투톱' 갈등 비화 가능성도
당내 핵심 관계자는 "의혹이 너무 많이 터져 일정 정도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며 신중한 기류를 전했다. 그러나 원내 핵심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사퇴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사퇴론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당원들의 시각도 엇갈린다. 정 대표와 가까운 지지층은 사퇴를 요구하는 반면, 이른바 '찐명(진짜 이재명)' 지지층 사이에서는 김 원내대표를 엄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당내 주도권 다툼이나 계파 간 균열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오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날 발표될 메시지의 수위와 거취 표명 여부가 이번 사태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