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국내 증시가 대형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4,200선을 넘겼다.
3일 오전 11시 51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93.21포인트(2.27%) 오른 4,200.71에 거래되며 역대 장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지수는 15.86포인트(0.39%) 오른 4,123.36으로 출발해 반도체·조선·방산·전력 업종의 강세에 힘입어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날 지수는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대표적으로 다음 종목들이 2 % 이상 급등했다.
삼성전자 (+2.70%) — 장중 11만 500원까지 오르며 ‘11만전자’를 기록했고 SK하이닉스 (+8.05%) — 장중 60만6,000원까지 올라 ‘60만닉스’ 고지에 올라섰다.
HD현대중공업 (+4.57%),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03%), HD현대일렉드릭 (+10.57%), 효성중공업 (+11.8%) 등이 조선·방산·전력 관련 업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처럼 대형주 중심의 강세가 지수의 상승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급등에는 지난주 치러진 한·미 정상회담,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내 증시를 이끄는 주요 업종에 긍정적 심리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반도체 업종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대형주의 매수심리를 자극했으며 여당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추진 방침을 밝힌 것도 지수 상승의 촉매로 작용했다.
또한, 수급 측면에서도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돋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3,086 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3,524 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기관은 680 억원을 순매수했다.
한편,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상승 중이었다. 오전 11시 4분 현재 전장 대비 82.98포인트(2.02%) 오른 4,190.48을 기록했다.
다만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상대강도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 코스피가 최근 2개월 동안 약 28.9% 급등한 반면, 코스닥은 22.88% 오르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 간 시가총액 격차 역시 확대된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격차가 과도한 만큼, 연말부터는 코스닥 및 중소형주 중심의 상승 전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이 과열권에 진입했다는 경고도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최근 2개월 동안 급등하며 주당순자산비율(PBR)이 과거 고점을 상회했고, 단기 밸류에이션이 과열권·변곡점에 진입했다”고 지적했다.
달러 기준으로 환산한 코스피 역시 역사적 고점 수준에 근접해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가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현재의 대형주 위주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소형주·코스닥 중심의 흐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양 시장의 격차가 경험적 하단에 가까워졌고, 중기 평균회귀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코스닥 및 중소형주가 연말부터 반등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업종인 반도체 소재·장비(소부장), 바이오, 2차전지를 종목장세의 출발점으로 꼽았다.
이번 장중 4,200선 돌파는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다만 밸류에이션 부담과 수급 전환 리스크 또한 동시에 존재하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선 경계와 전략이 모두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