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대법,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파기환송… “노태우 비자금, 재산분할 기여 아냐”
  • 기사등록 2025-10-16 12:36:56
기사수정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다. 천문학적인 재산분할 규모로 ‘세기의 이혼 소송’이라 불렸던 이 사건은 재산분할 산정의 법리적 쟁점을 두고 대법원이 “불법 자금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 대법 “노태우 비자금은 불법원인급여… 재산분할 기여로 볼 수 없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1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 상고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을 지급하라”는 원심 일부를 확정하면서도, “재산분할금 1조3808억 원을 지급하라”는 부분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쟁점은 노 관장의 부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1년경 최 회장의 부친 고(故) 최종현 전 회장에게 건넨 300억 원 비자금이었다. 항소심은 이 자금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인정해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을 35%로 계산했으나, 대법원은 이 판단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재직 중 수수한 금전은 뇌물로 보이며, 이는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며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로 조성된 재산은 법의 보호 영역 밖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 관장이 비자금 자체를 청구한 것이 아니라 기여도를 주장하더라도 불법성이 절연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대법원은 “노태우의 비자금은 법적 보호 가치가 없고, 그로 인한 SK 지분 상승분 역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 “이미 처분된 재산은 분할 대상 아냐”… 새로운 법리 제시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은 또 다른 중요한 법리를 처음으로 명시했다.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된 이후 일방 배우자가 공동재산과 관련된 재산을 처분했다면, 사실심 변론 종결 시점에 존재하지 않는 재산은 분할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항소심이 재산분할 대상으로 포함한 최 회장의 친인척 증여 주식(약 9220억 원 상당)은 제외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증여는 그룹 경영권 안정과 경영활동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부부공동재산 유지·형성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 1조3800억 원 판결 뒤집혀… “불법 비자금은 독(毒)이 됐다”

앞서 1심은 SK 주식 대부분이 상속·증여로 취득한 특유재산이라며 노 관장의 재산분할금으로 665억 원만을 인정했으나, 2심은 노 전 대통령의 300억 원이 SK그룹 성장 기반이 됐다고 보고 분할액을 1조3808억 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로 항소심 판단은 효력을 잃게 됐으며, 서울고법은 대법원의 취지에 따라 재산분할 금액을 새로 산정해야 한다. 법조계는 “불법 자금에 기반한 재산의 법적 효력을 부정한 판결”이라며 “민법 제746조(불법원인급여)의 적용 범위를 확장한 의미 있는 판례”라고 평가했다.


SK 측은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항소심의 법리 오해가 바로잡혀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세기의 이혼’ 8년 만에 또다시 재판으로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은 1988년 결혼해 슬하에 3남매를 두었다. 2015년 최 회장이 혼외 자녀의 존재를 밝히며 이혼 의사를 표했고, 2017년 협의이혼이 무산되자 소송이 시작됐다. 이후 8년 3개월 동안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다시 서울고법으로 돌아가 재산분할액이 재산정될 예정이다. 법조계는 “이번 판단은 향후 재벌가 이혼 소송뿐 아니라 불법자금의 사후 법적 처리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5-10-16 12:36:56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짐웨어 브랜드 유피라운지, ‘유피라운지 클럽 2025 반얀트리 풀파티’ 성황리 개최
  •  기사 이미지 아이유, 제주 할망작가들과 따뜻한 만남…“애순이 약속 지켰다”
  •  기사 이미지 서양화가 김병길, 한국과 캐나다의 감성 풍경으로 개인전 개최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