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윤석열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지난해 1월 발생한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해 이를 ‘테러 사건으로 지정하지 말라’는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확인됐다. 또한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관련자 고발을 지시한 정황도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박선원의원실)
국정원 “테러 실익 없다” 보고
2일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 박선원 의원은 국정원 특별감사 중간보고를 받은 뒤 “지난해 1월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서 발생한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을 두고 국정원 내부에서 테러 사건 지정을 하지 말라는 보고서가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국무총리실은 국정원에 사건 성격을 문의했고, 국정원 기조실 법률팀은 “정치적 적대감에서 비롯된 범행”이라며 테러 지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김상민 당시 국정원 법률특보는 이를 ‘커터칼 미수 사건’으로 규정하며 “테러로 지정해도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정치테러대책위원회는 그간 “윤석열 정부 국정원이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며 전면 재수사를 요구해왔다. 특히 문제의 보고서에는 피습에 사용된 18cm 개조 흉기를 단순 **‘커터칼’**로 표현한 사실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 피격 사건, 尹의 고발 지시 정황
박 의원은 또 “2022년 7월 김규현 전 국정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국정원 조사 결과를 보고했고, 윤 전 대통령이 박지원 전 원장 등을 고발하라고 지시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시 박지원 전 원장이 관련 문서를 삭제 지시했다는 의혹과 달리, 원본과 사본이 국정원 내부에 남아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쌍방울 대북송금·계엄 사태 관련 내용도
특별감사에서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제출되지 않은 북한 노동자 고용 정황, 주가조작 시도 첩보 문건 등이 새롭게 발견됐다.
또한 2022년 12·3 계엄 사태 당시 작성된 ‘홍장원 메모’에 대해서는 “왜곡된 정황은 없다”는 보고가 나왔다. 다만 계엄 준비 및 실행 과정에 국정원이 개입한 증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선관위 고발 협의 정황도
박 의원은 “김규현 전 국정원장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최소 4차례 이상 만나 중앙선관위 고발과 관련한 법적 조치를 협의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선관위 점검을 맡았던 백종욱 전 3차장이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서 위증한 정황도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특별감사 종료 후 국정원이 서해·동해 사건, 선관위 사건 등으로 고발당한 인사들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정보위 간사 이성권 의원은 “감사 범위가 계엄 사태를 넘어 다른 사안까지 확대된 것은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이라며 반발했다.
국정원 특별감사는 이달 30일 종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