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AI·첨단산업·인재 육성에 집중, 윤석열 정부 삭감 기조 뒤집어
정부가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을 올해보다 19.3% 늘어난 35조 3천억 원으로 확정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인공지능(AI) 투자 예산은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늘렸고, 지역경제 활성화·기업 R&D 지원·이공계 인재 육성 예산도 대폭 확대됐다.
이는 윤석열 정부 시절 대폭 삭감됐던 R&D 예산 기조를 되돌리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심의·의결하며 내년도 R&D 예산안을 발표했다.
특히 AI 분야 예산은 약 2조 3천억 원(전년 대비 106.1% 증가)으로 배정됐다. 범용인공지능(AGI), 경량·저전력 AI 등 차세대 기술 개발과 데이터센터 간 고성능 네트워크 연동 기술 구축에 집중 투자한다.
이 대통령은 “AI 분야는 향후 2~3년이 골든타임”이라며 “이 시기를 놓치면 영원히 추격자로 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전략기술 확보(8조 5천억 원, +29.9%), 방위산업(3조 9천억 원), 기업 R&D 지원(3조 4천억 원, +39.3%), 인재 양성(1조 3천억 원, +35%) 등 주요 분야 예산도 대폭 증액했다.
특히 연구자 처우 개선과 해외 우수 인재 유치에 집중하며, PBS(연구과제중심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출연연구기관을 임무 중심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 과학기술 인재들이 국내에서 미래를 설계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증액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R&D 카르텔’ 발언(2023년) 이후 2024년 국가 R&D 예산이 사상 최초로 5조 원 이상 삭감된 전례와 선명히 대비된다. 당시 연구 기회 축소로 젊은 연구자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기초연구 생태계가 위협받았다는 비판이 컸다.
이 대통령은 “국가가 연구비를 삭감해 과학기술 경쟁력을 흔들었다”며 “이번 R&D 예산은 미래를 위한 과감한 결단이자 과학기술 강국 도약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예산 배분안 외에도 새 정부 AI 정책·투자 방향, 부처별 R&D 추진 전략 등이 보고됐다. 이 대통령은 “이번 R&D 예산을 **‘K-R&D 이니셔티브’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첨단 과학기술 투자가 국민 모두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의 내년도 R&D 예산안은 다음 달 초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