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좌진 명의로 주식을 거래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권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형사 고발과 사퇴를 요구했고, 민주당은 긴급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의원이 휴대전화를 통해 네이버·카카오페이·LG씨엔에스 등의 주식을 거래하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화면 속 주식 계좌 명의는 이 의원이 아닌 그의 보좌관 차모 씨였다. 해당 계좌에는 네이버 150주, 카카오페이 537주, LG씨엔에스 420주 등 1억 원이 넘는 주식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 의원의 재산공개 내역에는 본인과 가족 명의 증권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금융실명법 위반과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불법 차명 거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실명거래법에 따르면 불법 목적의 차명 거래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주진우 의원은 “현직 법사위원장이 직접 주식 차명 거래하는 충격적 장면이 공개됐다”며 “금융실명법과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은 상습범으로 의심된다. 즉각 법사위원장직에서 사퇴하고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의혹은 이해충돌 논란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 의원은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으로, AI(인공지능) 정책을 다루는 TF를 담당하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AI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사람이 AI 관련 종목 주식을 차명 거래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 측은 “본회의장에 들어갈 때 보좌관 휴대전화를 본인 것으로 착각해 가져갔고, 주식 앱을 잠시 열어본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작년 국정감사 중에도 같은 보좌관 명의 주식 앱을 주시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된 바 있어, ‘실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도 사태 수습에 나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춘석 의원 의혹에 대해 윤리감찰단에 긴급 진상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윤리감찰단 조사 결과에 따라 당 차원의 징계 여부도 검토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언한 상황에서, 여당 중진이자 법사위원장의 차명 주식 거래 의혹은 여론의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